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타협안 타결 소식과 중국 증시의 상승세 전환 등 최근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빅2' 악재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악재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코스피지수는 2,100선까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번주 후반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중국의 경기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그리스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9%(30.35포인트) 오른 2,061.5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3일 이후 6거래일 만에 다시 2,060선을 회복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 상승한 2만89.77로 마감해 4거래일 만에 2만선을 탈환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장중 한때 4,000선을 돌파했다가 2.39%(92.58포인트) 오른 3,970.39로 장을 마감해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상한가 8개 종목을 포함해 총 691개 종목이 상승세로 마감하며 올 들어 하루 중 가장 많은 종목이 상승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0.56%)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대형주들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현대차(005380)도 1.21% 올라 1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3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가며 1조원 넘게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5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7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56%(18.74포인트) 오른 749.46에 마감하며 다시 75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중국 증시의 급락 등 대외악재들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장 초반 보합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는 그리스와 독일, 프랑스 정상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타협안을 도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가파르게 상승해 가뿐히 2,060선을 돌파했다. 또 최근 폭락했던 중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이날 발표된 중국의 수출입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2,100선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는 '안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중국 수출입 지표가 좋아진다는 것은 한국의 수출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며 "대외악재 해소로 코스피지수는 2,100선까지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가 안도 랠리를 넘어 본격적인 상승 랠리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개선과 중국 증시의 안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영준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발표된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시장에 잠복해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에 고비를 어떻게 넘느냐가 증시의 방향을 결정 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006800)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1,000개 넘는 상장사의 거래가 정지된 비정상적인 시장"이라며 "중국 증시뿐만 아니라 실물 경기의 개선 여부에 따라 국내 증시도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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