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유업계 및 유통업계, 소비자 단체가 이번 주중에 우유 값 인상 폭을 다시 결정하기로 함에 따라 원유가 인상분을 반영한 PB우유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2일 대형마트업계는 PB우유 가격을 원유가를 비롯해 포장비와 유류비 인상분을 포함해 최소 140원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PB상품은 유통 및 마케팅비를 최소화해 제조사 상품(NB)보다 20~30% 싸다. 현재 매일유업에서 제품을 납품받아 자체상표(PL)를 생산하고 있는 이마트의 경우 PL 상품 가격은 기존 제품(2,300원)보다 20% 저렴한 1L당 1,700~1,880원에 팔고 있다. 연세우유에서 공급 받는 홈플러스 PB제품은 업계 최저가인 1L당 1,500원, 건국우유가 생산한 PB 제품을 판매 중인 롯데마트의 PB우유(930ml) 가격은 1,650원이다.
A마트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제하고 각 마트의 이윤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이미 오른 포장비용이나 공장가동에 따른 유류비 등을 감안할 때 PB우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귀띔했다. B마트 관계자도 "우유가격 인상 폭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PB 우유 가격 인상폭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대형마트들이 우유 가격 인상을 보류하면서 반나절 만에 원위치한 우유 값 인상 폭은 150~200원 사이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유 값 인상이 무산된 진원지 격인 농협 하나로마트는 "우유 값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유업계가 200원 인상을 절충안으로 내놓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업계는 이번 주 중에 우유 값 인상 폭을 확정하고 다음주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우유가격 인상의 원인이 되는 원유가 연동제를 도입한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번 사태에 침묵을 지키는 반면 기획재정부가 나서 가격 인상 무마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물가 안정 주무부처이긴 하지만 하나로마트 관계자를 불러 가격 인상 무산을 지시한 모습은 시장친화적인 물가 관리에 실패하고 기업의 경영 의욕을 꺾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시장 질서를 왜곡하지 않는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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