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의 대명사인 전복이 제철을 맞았지만 불황에 따른 소비 부진과 엔저로 인한 대일 수출액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대대적인 전복 할인 및 판촉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 외면으로 예년과 같은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한국해양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복 산지 가격은 ㎏당 10미 기준으로 지난 해 말만 해도 6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산지 출하량은 넉넉한데 반해 소비가 예상보다 심하게 부진한 탓이다. 특히 이달 들어 전복이 제철을 맞으면서 각 유통업체들이 수산물 관련 단체와 손잡고 집중 판촉에 나서기도 했지만 행사 기간에만 반짝 매출 상승이 있을 뿐이다. 심지어 일부 유통업체들은 지난 해 전복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하자 동해안 등지에 대체 산지까지 마련해 물량을 미리 확보, 올해 대량 공급에 나섰으나 전복 인기가 떨어지면서 물량 처리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복 연중 최저가 할인전'에 나선 홈플러스 관계자는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 맘 때면 원기에 좋은 대표적인 보양식인 전복 수요가 급증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제철을 맞았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복은 수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ㆍ4분기 전복 수출량은 지난 해 226.4톤에서 올해 237.6톤으로 늘었지만 수출금액은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엔저와 국내 공급가 하락 여파로 1,097만2,400달러에서 920만3,700만달러로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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