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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개편 백년대계/김병윤 OB맥주 이사(기고)
입력1997-04-30 00:00:00
수정
1997.04.30 00:00:00
김병윤 기자
◎고도주에는 고세율 저도주에는 저세율 주종간 과세형평을우리나라의 주세법은 일본의 주세법을 그대로 복사 도입하여 1949년 제정된 이래 수십차례의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 주세법의 근간은 일관된 과세기준이나 과세형평을 무시한채 세수의 확보에만 주안점을 두어왔다.
금번 유럽연합(EU)의 통상압력으로 타의에 의한 주세율 개편이 불가피하게 되었지만 이번의 개정은 EU의 압력을 일시적으로 회피하기위한 땜질식 처방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OECD회원국 수준에 걸맞게 먼 장래를 내다보고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국외용만이 아닌 국내의 주류산업에 장기적이고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맞춰 위스키와 소주간 격차문제뿐 아니라 맥주세율의 조정도 불가피하게 이뤄져야 한다.
특히 맥주세율 조정은 다음과 같은 일관된 과세기준에 따라 작업이 진행되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다른 소비재 품목과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소비재의 과세기준은 사치품과 생필품, 고가품과 저가품, 국산품과 수입품의 여부 등에 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캬바레 입장세가 15%, 보석 투전기 고급모피의 특별소비세가 20%인데 비해 서민대중이 이용하는 맥주는 무려 1백30%의 고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두번째는 주종간의 과세형평이다.
주세는 알콜도수를 기준으로 고도주에는 고세율, 저도주에는 저세율이 부과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주세법은 고급사치품이며 특수층이 소비하는 위스키의 세율이 1백%인데 반해 일반 대중이 즐겨마시는 맥주는 위스키보다 더 높은 1백30%의 고세율이 부과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를 알콜도수 1도당 부과되는 세율로 보면 소주 2.1%, 위스키 3.8%인데 비해 맥주는 무려 49%이다.
다음으로 국민건강 보호문제다.
현재 우리 주세법은 잘못된 세율체계로 인하여 고도주의 세부담이 저도주보다 낮은 바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고도주의 음용을 장려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이 대중주를 저가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 주어야 한다.
또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으로 책임있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주세율 체계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
주류 가운데 유독 맥주에 대해서만 너무 높게 돼있으며 맥주 소매가격중 세액비중은 50%이상으로 유럽 선진국에 비해 2∼3배나 높은 실정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위스키세율 인하는 원액 전량을 수입하는 위스키의 소비를 늘리고 더우기 현재의 종가세 체계로 인해 수입완제품 위스키의 소비를 정부가 장려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외국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국제수지를 방어하고 국내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의 산업을 장려 지원할 수 있도록 주세율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끝으로 긴급조치에 의해 맥주세율이 결정되던 20여년전과 현재의 경제규모는 비교할 수 없다. 주세의 세수확보가 그렇게 절실하다면 여타 고도주의 세율을 높임으로써 맥주주세 감소를 보전토록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세율 개편은 EU의 압력에 의한 소주 위스키간 격차해소의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우리의 주세율체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조정 계기가 되야 하고 맥주 세율이 다른 주류와의 형평성을 잃지 않도록 함께 조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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