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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주춤하자 DLS 뜬다

금·은 등 실물가격 강세로<br>ELS보다 수익률 높아져<br>분기 발행 7조로 사상 최대<br>종목도 1년새 92% 늘어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이 주춤해지자 금과 은 등 실물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ㆍ4분기 DLS의 전체 발행량은 7조4,0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3,005억원)에 비해 124%가량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 2ㆍ4분기(6조6,135억원)보다도 12%가량 증가한 것이다. 발행종목 역시 814개로 지난해 3ㆍ4분기(423개)에 비해 92%가량 늘었고 전분기(762개)보다 6.8% 증가했다.

반면 3ㆍ4분기 ELS의 발행량은 10조2,613억원으로 2ㆍ4분기(14조28억원)에 비해 26.7%가량 줄었다.

김명진 한국예탁결제원 파생서비스팀장은 "DLS의 분기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 1ㆍ4분기에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ㆍ4분기에 7조원을 돌파하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DLS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최근 금을 비롯한 실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ELS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의 영향으로 금ㆍ은 등 원자재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선물 가격은 지난 6월 온스당 1,550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 1,760달러까지 상승했다. 은 선물 역시 6월 26~27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34달러로 3개월 동안 30%가량 상승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의 투자 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 금ㆍ은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은 59억원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234억원을 모집하며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대증권 역시 6월 금ㆍ은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금액이 7억원에 그쳤지만 지난달 84억원으로 폭증했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부 차장은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ELS의 수익률이 9% 수준에 그친 데 비해 금ㆍ은 등 상품 가격의 상승으로 DLS 수익률은 11% 정도 되는 상황"이라며 "올 초에 ELS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면 현재는 ELS 투자자가 일부 DLS로 옮겨 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신용위험 거래가 늘어난 것도 DLS의 인기에 한몫했다. ELS가 특정 종목의 주가나 코스피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반면 DLS는 이자율ㆍ통화ㆍ원자재ㆍ신용사건 등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설계된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하락 국면에 들어서면서 신용부도위험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의 발행이 늘고 있다"며 "신용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DLS의 발행과 투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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