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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클릭한번 상품매매 “끝”/정보통신 대격변

◎매장없이 운영… 비용절감 효과 커/「미래의 신경영」 핵심테마로 급부상/미·일·EU 등 「인터넷라운드」 결성 움직임/정부도 내년중 기본법 제정2005년. 10년전부터 매장을 없애고 모든 주문을 인터넷으로 받기 시작한 미국의 컴퓨터회사 D사는 10년만에 매출규모를 1백배로 늘렸다. 매달 10여만대를 주문받는다. 이 회사는 10년전만해도 매달 1천여대의 PC를 팔던 작은 회사였다. 이 회사의 또다른 특징은 대규모 생산공장이 없다는 점. 본사 근처에 자그만 조립공장이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주문을 받은 뒤 24시간만에 제품을 출하한다. 부품을 공급하는 수십개 하청업체의 생산공장을 모두 조립공장 근처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배달도 빠르다. 세계적인 물류회사와 협력, 미국의 경우 3일만에 외국의 경우 1주일만에 정확히 고객의 집까지 배달해준다. 반면 그간 끊임없이 매장을 확대해온 A사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A사는 10년전만해도 세계를 대표하던 컴퓨터회사였다. 사실 이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는 아직도 세계 최고다. 매출규모도 D사에 조금 앞선다. 그런데도 A사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비용 때문이다. 이 회사는 세계 각국에 수천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운영비가 엄청나다. 또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것을 직접 생산한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D사보다 3배 이상 많은 운영비를 들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매출은 엇비슷하다. 그러니 적자가 당연한 셈이다. 최근의 경영추세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8년 뒤의 상황을 가상으로 꾸며본 것이다.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 기업과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한 기업과의 명암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극단적 가상상황을 억지라고 말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같다. 그만큼 인터넷은 미래의 신경영을 위한 핵심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델컴퓨터사는 현재 매달 30∼40%의 높은 신장률을 구가하며 인터넷을 이용한 통신판매의 모범으로 재계는 물론 학계의 연구대상이 될 정도다. 이처럼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EC)가 경영, 좁게는 상거래의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인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자고 제언한 뒤 소위 「인터넷 라운드」가 세계 각국을 강타하고 있다. 아직 여건을 갖추지 못한 일부 국가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는 극히 지엽적이다. 인터넷 라운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측은 없다. 일본은 물론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경제기구들도 다자간 협상을 통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전자상거래 촉진대책을 내놓았다. 인터넷 라운드가 대세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중 전자상거래의 범위, 적용대상, 규제사항, 위반시 처벌내용 등을 담은 전자상거래 기본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 법은 유엔이 제시한 모델법을 토대로 입안된다. 정부는 또 2000년까지 2백여개 전자상거래 관련 규격을 표준화하여 업계에 보급하기로 했다. 특히 통산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재경원 등 관련 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자상거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작업팀을 두어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제 문제는 두가지다. 우선 미국이 주도할 게 뻔한 인터넷라운드 협상 테이블에서 정부가 국익을 위해 명분있는 협상안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첫번째다. 또 인터넷라운드가 결국은 미국의 의도대로 민간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볼 때 시급히 국내 민간업체들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 두번째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후자다. 전자의 경우 당장의 예봉을 피할 수 있지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대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및 쇼핑몰 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균성 기자> ◎국내현황/유통­주요백화점 이어 재래시장도 가세/제조­가전업계 인터넷쇼핑몰 구축 선도/금융­시중은행·카드사 결제망 개발총력 ◇단체 및 기관 국내에서 전자상거래에 관여하는 기관으로는 한국전자거래표준원을 비롯 △한국CALS/EC협회와 산하 기술협회 △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터(ICEC) △한국전산원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전자거래표준원의 경우 통산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전자상거래를 위한 각종 표준 개발이 주업무다. ◇유통업체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진로하이리빙·현대백화점·미도파백화점·LG유통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남대문과 동대문 상인들의 모임인 남동연합회도 이에 가세했다. 미국 인터넷 쇼핑몰업체인 아이몰코리아가 국내에 상륙했으며 한솔그룹도 한솔CSN이라는 별도법인으로 이 사업에 참여했다. ◇제조업체 3대 자동차 메이커를 비롯 가전업체들이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 인터넷 홈페이지에 쇼핑몰을 구축하고 제품을 주문받는 형태의 비지니스를 택하고 있지만 업종의 특성상 소비자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앞으로 인터넷 상거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비자, 마스타 등 외국계는 물론 비씨·국민·외환·장은 등 국내 카드회사들이 각 컨소시엄을 통해 전자상거래사업에 나서고 있다. 또 서울·신한·한미 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도 전자상거래를 위한 결제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정보통신업체 데이콤, 한국통신 등 기본통신사업들과 신비로, 유니텔 등을 운영하는 온라인 업체, LG­EDS시스템 등 시스템통합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컨소시엄 상술한 업체들은 크게 두개의 컨소시엄을 통해 전자상거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데이콤을 중심으로 비자카드·신한은행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세계적인 보안표준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한국통신도 신용카드사와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또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결과제 우선 전자상거래가 먼훗날에나 필요하다는 안이한 시각을 바꾸는 게 가장 큰 급선무다. 기술적인 과제도 많다. △카드 소지자의 실존 여부와 신용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인증시스템 △대금거래를 실질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지불시스템 △소비자의 대금 지불의사를 확인하는 전자서명 △이 모든 것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 등이다.<이균성 기자> ◎정부역할/재정지원·조세문제 해결 등에 한정/모델 정립·표준화 등은 민간주도로 전자상거래가 21세기 세계교역의 새로운 질서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각국 정부의 발길이 바빠졌다. 사이버무역시대에 자국 기업이 「종이」로 된 신용장이나 들고 다니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고 촉진하는데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입」이란 곧, 「정부규제」를 말한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천명한 「범세계 전자상거래 기본원칙」이 가장 강조하는 대목도 정부개입 최소화다. 미국·일본·EU(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이 전자상거래 정책에 대해 취하는 공통점은 이렇다. 정부는 대형 프로젝트를 설정, 「멍석」을 펴주고 기업은 그 위에서 전자상거래에 관해 활발하게 연구·토론한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관한 한 정부가 한발 물러설 것을 요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막히면 죽는」 네트워크의 특성 때문이다. 만일 전화와 같은 기본통신처럼 각국이 외국기업에 대해 진입규제의 장벽을 높이 쳐 놓는다면 정보의 흐름은 세계 곳곳에서 차단된다. 그렇게 되면 좋은 물건 싸게 사려는 구매자와 좋은 물건 싸게 팔려는 공급자가 만날 길은 극도로 좁아지는 것이다. 커머스넷코리아의 회장을 맡고있는 데이콤의 박재천 상무는 『정부는 전자상거래의 걸림돌인 금융결제, 인증, 조세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선에서 그치고, 민간이 전자상거래 모델 정립, 표준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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