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월 수출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3% 이상 감소하며 7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감소폭도 6월(-2.4%)보다 확대됐다. 내수부진에 따라 수입도 줄어 올해 수출과 수입을 합한 전체 무역이 4년 만에 1조달러 이하로 내려올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지난달 전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줄어든 446억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388억4,700만달러로 15.3%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77억6,200만달러를 기록, 42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 물량은 지난 6월보다 7.8% 뛰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유가가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석유화학 제품 등의 가격이 내려 전체 수출 금액은 3% 넘게 하락했다.
주력 수출 품목들 대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는 수출량이 6.2% 줄었고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는 16% 감소했다. △컴퓨터(-6.5%) △가전(-17.5%) △섬유(-12.2%) △자동차부품(-10.7%) 등도 큰 폭으로 수출이 줄었다. 반도체(6.6%) 수출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선박(57.4%)과 철강(16.4%)의 수출액도 늘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출이 217.7%, 화장품(39.1%)도 증가했다.
주요 수출시장 성적도 좋지 못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6.4% 줄었고 △일본(-28.0%) △EU(-5.6%) △중동(-18.6%) 등도 감소했다.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는 미국(1.8%)과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한 베트남(46.5%) 수출만 늘었다.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주력 수출 품목들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전체 무역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까지 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4.9% 감소한 3,153억달러, 수입은 15.5% 줄어든 2,612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도 글로벌 경기 부진과 엔화·유로화 약세 등으로 수출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 1조달러 달성 유무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신규 주력 품목의 수출을 늘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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