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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2년 칸영화제 대상 '나라야마 부시코'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대표작 「나라야마 부시코」는 8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이다. 수백년 전 사람들이 무척 가난했던 시절. 감자 한 알이 산 아이의 불알 보다 더 귀중했던 시절. 「나라야마 부시코」는 어려웠던 사람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화면에 옮긴 영화이다. 정신 없이 살다보니 죽음의 문턱에서도 고기 냄새를 좋아하는 주책의 인생들이 그런대로 삶을 꾸려가던 그런 장면들을 담았다.봄이 왔다. 논과 밭에서 진을 치던 얼음이 녹는 시절이다. 농시지어야 할 땅위의 살얼음 사이에 아이 하나가 죽어 있다. 아들이다. 딸은 팔아넘길수 도 있지만 아들은 그저 버릴수 밖에. 지난 긴긴 겨울 밤을 지내온 식구들의 입에 가시가 들어서지 않은게 기적이다. 아이의 시체는 새 봄에 거름이 될 것이다. 69세의 할머니 오린(사카모토 스미코 분)은 겨울을 기다린다. 노인네가 스스로 죽어야 할 땅 나라야마를 가슴에 품으면서. 살기가 어려우니 마을 사람들은 노인네들을 나라야마 깊숙한 곳에 버려 굶겨 죽이는게 풍습이 되었다. 우리가 익히 들어오던 고려장같은 풍습이다. 젊은 사람들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입 하나 하나가 그만큼 무거운 시절이었다. 여름이 되니 오린의 아들 다츠헤이(오가타 켄 분)가 새색시 타마얀(다케조 아키 분)을 얻는다. 마누라가 얼마전 아이, 즉 입구자(口)를 하나 낳더니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고 아이를 키우려면 힘 센 여인네가 필요하다. 다츠헤이의 아내 타마얀(다케조 아키 분)은 무척 억세고 착하다. 그들 가족이 한 해를 지낸다. 다츠헤이의 아들은 건강한 할머니를 원망하고, 동생은 여자 하나 못구해 안달이다. 스스로 앞 이빨 네개를 부러트리는 오린 할머니는 나라야마에 들어가 죽을 날 만 기다린다. 마침내 늙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 산에 오르는 다츠헤이.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는 죽음이라는 서사구조 안에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배꼽을 쥐게 만드는 유머가 같이 하고 있으니 관객들은 슬프면서도 즐겁다. 영화의 출연진은 인간만은 아니다. 곤충, 뱀, 까마귀 등 모두 29종의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살기 위해 섹스를 한다. 남편의 유언에 따라 온 마을 남정네들과 정사를 나누는 과부 오에이, 다츠헤이와 타마얀의 첫날 밤, 다츠헤이의 동생과 70 가까운 할머니의 정사 그리고 뱀들의 교미. 감독은 배우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기 위한 섹스가 아니라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섹스여야 한다. 기교는 필요없다. 수컷과 암컷이 되라. 살모사가 뒤엉킨듯한 섹스를 원한다』 영화의 뒷얘기도 감동적이다. 오린 할머니 역의 사카모토는 실제 자기의 앞이를 돌절구에 부러트렸고, 다츠헤이 역의 오가카는 어머니 오린을 산 속에 남겨두고 포옹하는 장면에서 실신하다가 영화를 다 찍은 뒤에는 머리가 백발로 변해버렸다. 30일 서울, 명보, 시네마 오즈, 동아, 코아아트홀 등 개봉.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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