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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엿보기] 발명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
입력1999-07-04 00:00:00
수정
1999.07.04 00:00:00
김상연 기자
과학에서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 오직 1등만이 중요할 뿐이다.「전화기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대부분 미국의 알렉산더 그래함 벨이라고 대답한다. 엘리샤 그레이라는 발명가도 전화기를 발명했으나, 특허출원을 2시간 늦게 해 영광을 빼았겼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사실 전화기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독일의 요한 필립 라이스다. 그의 묘비에는 「전화기의 참된 발명자」라는 글이 쓸쓸히 새겨져 있다.
수학에서 가장 유명한 1위 다툼은 「미적분」이다.
그 유명한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각자 미적분을 연구하면서 편지로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라이프니츠가 1684년 미적분법을 발표하자, 그를 미워하던 드 뒤리에(수학자)가 「라이프니츠는 뉴턴의 미적분을 훔쳤다」라는 내용의 논문을 쓰면서 논쟁이 불거졌다. 라이프니츠는 뉴턴이 자신의 것을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뉴턴측이 이를 반박하면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최근 「과학사 X파일」을 쓴 최성우 씨는 『두 사람 모두 독립적으로 미적분을 발견했다』며 『발견은 뉴턴, 발표는 라이프니츠가 빨랐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1등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하며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쓰고 있을 때 윌리스라는 학자가 다윈의 이론과 비슷한 논문을 보내왔다. 다윈은 이 논문을 읽고 자신의 책을 출판하지 않으려 했고, 이를 안 윌리스는 거꾸로 자신의 논문을 포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논문은 학회에서 동시에 발표됐고, 「종의 기원」은 1859년 발표돼 인간의 역사를 뒤흔들었다. 만일 윌리스가 욕심이 많았다면 진화론의 아버지는 윌리스로 기억됐을 것이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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