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적인 치료와 간호가 필요한 환자가 이용하는 병원 중환자실서 이뤄지는 의약품 처방 과정 중 절반 이상에서 최소 한가지 이상의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인하대병원 간호학과 조인숙 교수팀이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4개월 동안 이뤄진 534건의 의약품 처방을 분석한 결과, 53.6%(286건)에서 최소 한가지 이상의 오류가 발견됐다.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간호사 6명이 병원 내 처방자동화시스템(CPOE)을 통해 처방된 고위험 의약품 10가지에 대해 처방과 투약, 기록에 이르는 3가지 프로세스를 직접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결과, 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약물투약 오류는 전체 투약 306건 가운데 19%(58건)에서 관찰됐다. 이 같은 약물투약 오류의 64%(37건)는 중환자실에서 의사가 간호사에게 구두로 처방을 내리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돼 약물명이나 용량 등이 부정확하게 입력된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 환자에게 제대로 투약된 처방 248건 중에서도 82.7%(205건)에서 기록상의 오류가 확인됐다.
이처럼 처방 과정에서 생긴 오류나 불완전한 정보의 93%는 간호사들에 의해 최종적으로 수정, 보완돼 투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나머지 7%는 처방 당시의 오류 그대로 환자에게 투약된 것으로 연구팀은 진단했다.
조인숙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투약과 관련한 의료진간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오래된 고질적인 것으로, 이런 오류는 결국 환자 안전을 크게 위협한다”면서 “CPOE나 전자의무기록과 같은 정보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보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병원별로 지속적인 평가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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