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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수십년 거주했던 교민이라도 위암 등 소화기질환 발생은 국내거주인과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국내 가이드라인에 맞춰 위내시경 등의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식습관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소화기질환의 경우 외국에서 오래 살 경우 발생률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과다.
김희선(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한인교포와 한국에 거주하는 성인들의 위ㆍ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질병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거주지역과 무관하게 위암과 대장암을 포함한 대장용종, 위ㆍ십이지장 궤양 등 각종 질환 유병률에 차이가 없었다고 2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2008년 7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건강증진센터를 찾아 위ㆍ대장내시경 검진을 받은 미국거주 한인교포 940명(남성 429명, 여성 511명)과 국내거주 성인 1,002명(남성 467명, 여성 535명)에 대한 검사 결과치를 토대로 유병률 비교 검토한 논문을 SCI급 의학저널 'GUT and LIVER' 최근호 인터넷 판에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인교포와 국내거주 성인의 위암 유병률은 0.4%와 0.3%로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대장암 유병률은 0.5%로 동일했다. 역류성식도염과 위궤양 등의 기타 소화기질환의 유병률도 비슷하게 나왔다.
미국거주 한인교포를 대상으로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50세 이상의 남성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측정돼 대장용종 발생의 위험인자로 인식됐으며 남성이면서 고혈당 증세를 보일 경우 역류성식도염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선 교수는 "치질질환을 제외한 역류성식도염, 위ㆍ십이지장 궤장, 위암ㆍ대장암, 대장용종 발생 비율은 미국거주 한인교포나 국내거주 한국성인에 있어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다"며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교포들도 국내거주 성인과 같은 위ㆍ대장내시경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는 1999년부터 국가가 나서 암 조기검진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예방의학에 기초한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확산이 잘 형성됐기에 일정 나이에 이르면 소화기 내시경 검사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으나, 미국거주 한인교포들은 현지 의사들이 보유한 의견에 따라 자주 시행치 않는 실정"이라며 "이번 조사는 국내거주 한국성인에 적용하는 선별 내시경 검사를 미국거주 한인교포들에게 권장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위암의 조거검진과 발견을 위해 40세 이상 성인은 2년 간격으로 위내시경 또는 상부위장관 조영술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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