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촉진해 대형화·해외 현지 생산 늘려야
생산품의 절반을 대중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중국 경기둔화와 석유화학산업 자립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6일 ‘차이나리스크에 직면한 석유화학산업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중동 등 후발국의 추격, 북미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화학제품의 아시아 시장 유입이 임박하는 등 각종 위협요인에 대비해야 한다”며 “질적 구조개선으로 (석유화학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지난해 기준 에틸렌 환산 생산능력이 연간 850만톤으로 세계 4위, 생산량의 55.1%를 수출해 연간 31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수출 효자 산업이다. 석유화학제품은 대중 수출 비중이 50.3%로 국내 산업 중 디스플레이(67.0%)·반도체(57.4%) 다음으로 중국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3년 8.8%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7.4%까지 떨어졌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2011~2015년 7.8~8.7%에서 2016~2020년에는 5.7~6.6%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석화산업 자급률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합성수지와 합섬원료·합성고무 등 3대 유도품의 자급률은 현재 80% 수준이지만 5년 안에 100%를 넘어설 것으로 산업연은 전망했다. 이에 더해 2017년부터 미국의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값싼 에틸렌 유도품이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면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은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생산·연구 이원화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장금 산업연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 간 인수합병(M&A)를 통한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며 “저렴한 원료 산지인 중동과 북미에 진출해 현지생산을 확대하고 국내에는 고부가 가치제품을 특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연구위원은 “타결된 한·중FTA를 앞으로 활용하고 동남아시아 시장 등 신흥시장을 공략해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춰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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