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일 STX팬오션 공동대표는 경영부실과 대규모 인원감축에 대한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6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10일 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6월 법정관리 신청 이후 547명(올 1∙4분기 정상기업 유지 시점)이었던 회사 인력을 350명 수준으로 감축한 내용의 인원 구조조정 승인신청 서류를 지난달 말 관할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감축규모는 전체 인력의 36% 수준이며 전년 말과 대비하면 40%를 넘는 예상 밖의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회사는 9월 1차 관계인 집회에서 10월까지 인력을 30%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STX팬오션은 법원에 인원 구조조정안을 제출하면서 노조의 동의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TX팬오션 사무직 직원 480여명은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자 9년 만에 노조를 결성하고 일방적 인원감축에 대해 반발해왔다.
유 전 대표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정관리 신청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조직 슬림화 등 정신없이 뛰어왔다"면서 "하지만 회생계획안의 마지막 단계인 인원 구조조정 폭이 예상보다 컸고 회사 직원들을 많이 내보낸 것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했다. 회사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STX팬오션의 공동법정관리인이기도 한 유 전 대표는 지난달 말 인력 구조조정안을 제출할 때 이미 법원과 채권단에 사퇴 의사를 나타냈고 6일 법원으로부터 사임이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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