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 탐사원인 배리 윌모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한 물체 제작에 최초로 성공했다. 한마디로 화성 여행 등 장기간의 유인 우주탐험을 위해 꼭 필요한 물품 등을 우주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를 놓고 '우주 여행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물이 하나로 연결돼 통제되는 만물제어(AtO·All to One) 시스템이 지구를 넘어 우주 공간까지 확대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3D 프린터와 클라우드의 결합으로 인해 데이터 공유 기술이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도달하면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지구인이 장기간 우주를 탐사하는 것은 물론 다른 행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도 이제 꿈이 아니다. 만물 제어 시대에서는 공간적 제약과 물리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3D 프린터와 클라우드의 결합=제로 3D 프린터는 최근 클라우드 기술을 만나면서 기존 제조업의 공간 개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머릿속 디자인을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해 놓으면 3D 프린터가 있는 곳 어디에서든 이를 출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3D 프린터가 해당 사용자만의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는 기기였다면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된 클라우드 3D 프린터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까지 공유해 물건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적인 3D 프린터 전문기업 '3D시스템즈'는 지난 2012년께부터 큐브 시리즈 등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3D시스템즈 웹사이트에서 3D 디자인을 서로 업로드·다운로드해 프린트하는 방식이다.
대만의 'XYZ프린팅' 역시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15에서 클라우드를 통해 무료로 3D 모데링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XYZ프린팅은 이 제품을 앞세워 CES 2015에서 3D 프린팅 업체로는 유일하게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시장은 외산에 장악=해외의 여러 3D 프린팅 전문업체들이 초연결 시대를 열고 그 영역을 우주로까지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 뗀 상태다. 3D 프린터와 클라우드 산업은 융합은커녕 각자의 길을 개척하는 데만도 바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3D 프린터 시장은 고가 산업용 장비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더욱이 3D 프린터 장비 공급업체 대다수가 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이며 산업용 3D 프린터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는 단 2곳뿐이다.
국내 개인용 3D 프린터 시장은 미국의 3D시스템즈와 스트라타시스 자회사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산업진흥책이 절실한 이유다. 이동주 무역협회 연구원은 "정부가 지난해 4월 3D 프린터 산업 육성책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 체감하기엔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클라우드 3D 프린터 시대 도래에 맞춰 저작권 관련 제도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공공물 등을 3D 프린터로 마음대로 스캐닝할 경우 재산권 문제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클라우드에서 설계도면을 내려받아 만든 3D 프린터 제작물이 개인 용도를 넘어 상업용으로까지 활용됐을 경우 저작권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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