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비수기임에도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불었다.
한국은행은 1월 말 현재 은행권 주담대 잔액(모기지론 양도 포함)이 409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통상 1월에는 추운 날씨 탓에 주택거래량이 적고 주담대 잔액도 제자리걸음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늘었다. 증가폭이 1월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금융계는 지난해 실시된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6,600가구로 2006년~2014년 1월 평균 거래량(3,700가구)보다 1.8배나 많았다. 전국 주택매매거래량도 올 1월 7만9,000건으로 1월 기준으로는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1월 주담대는 이전과 달리 주택을 구입할 목적이 더 많았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6,700가구로 1월과 비슷했는데 주담대 월별 증가폭은 12월 6조2,000억원에서 1월 2조5,000억원으로 크게 둔화했다. 이정헌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연말과 연초에 성과급 등이 많이 지급되면서 1월 들어 생계용 주담대가 줄어들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 주담대가 늘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은행권의 전체 가계대출도 이례적으로 불었다. 1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62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000억원 증가했다. 1월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2008년 통계집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잔액은 성과급이 지급되며 1조1,000억원 줄어든 15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은행의 기업대출은 크게 늘었다. 1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638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기업들이 연말 부채비율관리를 위해 대출액을 상환하며 지난해 12월 11조1,000억원 급감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다시 불어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3조5,000억원, 4조4,000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연말 재무비율관리 등으로 일시 빠져나갔던 자금이 재유입되며 1월에 전월 대비 12조3,000억원 증가했고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도 각각 1조원, 5,000억원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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