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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기술력… 불황에도 24시간 가동"

'IT 소재 국산화 첨병' LS엠트론 정읍공장에 가다<br>경기침체로 日·中업체 가동 중단때 설비·R&D 투자 확대<br>동박제품 균일성 3배 우수… 국내외 바이어들 주문 잇달아<br>"특수박·리튬전지 생산 늘려 2017년까지 매출 1兆달성"

LS엠트론 회로소재사업부문인 전라북도 정읍공장 제2 제박공장에서 29일 한 직원이 반도체 패키지나 2차전지,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특수박 생산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

“한국 IT산업의 기초체력인 소재 산업의 국산화 및 세계화의 최전선에 서있다는 자부심으로 하루하루 숨가쁘게 매진하고 있습니다.” 29일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LS엠트론 회로소재부문 공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루 24시간이 빠듯하게 가동되고 있었다. 지난 96년 준공된 18만8,400여㎡ 규모의 이 현대식 공장은 한국 IT산업의 핵심 소재인 동박제품의 국산화에 앞장서는 첨병 노릇을 하는 곳이다. 동박소재산업은 핸드폰ㆍPCㆍLCDㆍ전기차 등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첨단 IT제품들의 핵심 소재지만 그 동안은 일본 업체들의 독과점으로 100%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었다. LS엠트론의 정읍공장은 2~3년 전부터 일본업체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스퍼터 FCCL 및 특수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40~50%까지 끌어올렸다. 정읍공장에서 생산하는 동박제품의 양만해도 연간 1만1,200톤에 달한다. LS엠트론 이점철 회로소재사업부 팀장은 “작년 말부터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30%까지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면서도 “원자재를 미리 확보해놓고 어려운 시기에도 시설투자를 감행하는 등 경쟁력을 꾸준히 쌓아올린 결과, 최근 동박소재 부문의 경기 회복세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며 수주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년 연말이후 세계경기 침체로 LCD 및 휴대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들 제품들의 핵심 소재인 스퍼터 FCCL 및 특수박을 생산하는 일본ㆍ중국ㆍ대만 등의 4~5개 경쟁업체는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반면 LS엠트론 정읍 공장의 경우 지난해 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공장을 증설하고 연구ㆍ개발(R&D) 비용을 50억원까지 늘리며 제품 경쟁력을 제고했다. 게다가 동박제품은 특성상 공장 가동을 멈출 경우 재가동까지 품질테스트 등 제품 안정화 과정에 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난 2월 이후 국내외 바이어들의 주문량은 꾸준히 공장을 가동시켜 온 LS엠트론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생산량 3,000톤 규모로 증설한 제2 제박공장에서도 이날 반도체 패키지나 2차전지, 전기자동차용 전지로 사용되는 특수박을 위한 전지박 생산이 한창이었다. 제박공정은 전기가 잘 통하는 황산구리액체를 고르게 분사해 순도 99.9%의 전기동을 생산하는 과정이다. 폭 3m에 무게 2.5톤에 달하는 제박기계를 통과한 황갈색의 전지박이 머리카락 두께만한 8마이크로미터(㎛) 굵기로 넓게 뽑아져나오며 동그란 지관에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리고 있다. 지관에 빼곡하게 말린 전지박의 전체 폭은 5cm에 불과하지만 전지박을 길게 펼쳤을 때 총 길이가 4,000m에 달할 만큼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과정이다. 전류량과 화학첨가제의 양을 조절해 전지박을 균일한 두께로 얼마나 얇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결정된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공정의 특성상 모든 동박제품의 생산라인은 전산화ㆍ자동화돼있다. 간혹 3m 높이의 천정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이 생산제품을 다음 공정으로 옮기거나 소수의 관리 인력이 모니터로 생산 현황을 체크할 뿐 제박기계들만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LS엠트론의 동박제품은 후발업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가격은 일본 업체들에 비해 40%까지 낮춘 반면 품질 면에서는 이들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읍공장에서 생산하는 두께 8㎛ 특수박의 경우 1㎡ 면적 내에서 동박의 중량 차이가 최고 0.36g 수준으로 일본 경쟁업체(0.48~1.16g) 보다 최고 3배가량 우수한 균일성을 보인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휴대폰, 노트북PC, PDA 등 열에 자주 노출되는 2차전지 동박 역시 섭씨 150도에서 9분간 열을 가해도 변형이 되지 않을 정도의 내열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 업체의 제품보다 30%가량 내열성이 뛰어나다.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LS엠트론의 동박제품들은 LG마이크론, 삼성전기, 일본 히타치, 대만 콤파스 등 국내외 기업들의 IT제품에 탑재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팀장은 “올해 정읍공장 회로소재 부문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규모가 크게 증대될 리튬전지 및 특수박 관련 생산 비중을 늘려 2017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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