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동통신 업계의 최대 화두인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시나리오에 따른 통신사별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시장전문가들은 우선 SK텔레콤ㆍLG유플러스ㆍKT 등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9일간은 경매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주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경매가 끝난 이달 말에는 결과에 따라 통신 3사의 주가가 제각기 다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별로 필요한 주파수를 할당 받았는지, 또 그 가격이 적정했는지에 따라 주가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 주가는 1.16% 하락한 반면 LG유플러스(0.38%)와 KT(0.42%)는 소폭 올랐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통신 3사의 주가는 주파수 경매에 따라 움직일 만반의 태세를 갖춘 채 상황을 관망하는 그야말로 눈치보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주파수 경매 이슈가 본격적으로 부상한 이달 들어 통신 3사의 주가는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통신3사의 사활을 건 수 싸움이 예고된 상황에서 어느 한 종목이 유리하다고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며 "경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세가 유지되다 결과에 따라 각 사별 주가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포인트는 KT가 현재 LTE 서비스를 하는 1.8㎓ 인접대역의 주파수(D2)를 얼마에 가져올 수 있느냐이다. KT가 D2블록을 가져갈 경우 기존 장비를 활용해 현재보다 속도가 2배 빠른 LTE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KT가 D2블록을 가져갈 경우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가량의 서비스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D2블록 낙찰을 막기 위해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용절감 효과와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1조~1조5,000억원을 적정 낙찰가격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써 내더라도 D2블록을 가져오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KT는 D2블록을 가져가면 전국망을 손쉽게 구축해 서비스 품질을 크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에 낙찰가격이 1조원 초중반에 달해도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일 것"이라며 "경매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광대역주파수를 활용해 다양한 추가 서비스가 가능해 KT로서는 절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각 사가 추진하는 주파수 대역을 낙찰 받더라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국 서비스망을 구축해놓은데다 현재의 LTE 데이터 사용량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파수 대역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경쟁사인 KT가 단박에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최대한의 부담을 주면서 미래를 위해 각 사에 필요한 주파수 대역을 싼 값에 낙찰 받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A 혹은 B블록을 6,000억~7,000억원, LG유플러스가 C1블록을 7,000억~1조원가량에 인수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통신 3사 중 자금력이 가장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단독 입찰한 C1블록을 최저입찰가(6,738억원)에 가까운 값에 낙찰 받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것이다. 또 SK텔레콤의 경우 C블록을 확보하면 현재 갖고 있는 KT와의 인접블록 주파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장비 단가가 낮은 2.6㎓를 싼 값에 낙찰 받는 것이 최상이라는 분석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LTE 서비스 측면에서 볼 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필요한 주파수를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에 KT에 비해서는 여유가 있다"며 "결국 KT를 얼마나 견제하면서 자신들의 실속을 챙기느냐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필요한 주파수를 얼마나 적정한 가격에 샀고 경쟁사를 얼마나 견제했느냐에 따라 이달 말부터 통신 3사 주가의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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