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조선과 건설사 등에 이어 대기업에 대해서도 신용위험평가 등을 통해 옥석 가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보고했다. 금감원은 이날 보고에서 “금융권의 여신규모가 큰 대기업그룹을 매년 주채무계열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44개 주채무계열에 대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하도록 주채권은행에 최근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주채무계열에 대해서는 분기 단위로 재무평가를 실시하도록 채권단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필요하면 구체적인 신용평가 등을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혀 모니터링 과정에서 부실징후가 발견되면 대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소 조선사와 건설사와는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건설 및 중소 조선사에 대한 2차 구조조정을 이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2차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이달 중 마련하고 지난해 말 기준 재무재표가 나오는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는 “살아 있는 기업을 정리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1월20일 금감원이 16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발표한 데 대해 최고위원들이 ‘살릴 기업은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기업이 먼저 자구노력을 해야 살릴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송광호 최고위원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선제적 구조조정의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있는데 국민이 납득하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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