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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으로 터져나오는 도핑 파문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사상 최악의 약물파동을 겪고도 세계 스포츠계는 여전히 도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일주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 '챔피언' 플로이드 랜디스(미국)가 금지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여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문제의 샘플과 함께 채취한 B샘플을 검사해 랜디스가 양성반응을 눈으로 확인하도록 하고 따로 자리를 만들어 소명 기회도 주는 등 혐의를 사실로 확정하기까지는아직 절차가 남아있다. 하지만 사이클 최고 권위를 지닌 대회에서 우승자가 금지약물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는 데서 전 세계 스포츠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랜디스 이전에도 도핑파문은 역도, 육상, 바이애슬론 등 '약'으로 경기력 향상효과를 볼 수 있는 각종 종목에서 줄줄이 터져나왔다. 최근 러시아와 터키에서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들이 덜미가 잡혀 출전정지되는 사건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이번 달만 해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드미트리 베레스토프와 유럽주니어선수권자 예브게니 피사레프(이상 러시아)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불시 검사에서적발돼 2년 출전정지됐다. 지난 달에는 호주와 인도의 역도선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출전정지되거나 선수생활을 접는 등 파문이 일었다. 작년 말에는 아테네올림픽까지 올림픽 역도 3연패 금자탑을 쌓은 하릴 무툴루(터키)와 그의 동료이자 아테네올림픽 우승자 사기르 타네르가 도핑으로 2년간 출전정지됐다. 육상에서는 유럽 100m 챔피언 드웨인 챔버스(영국)가 2002년 1월부터 18개월동안 약물의 힘을 빌려 뛰었다고 지난 달 판정되면서 100m 유럽타이 기록과 타이틀이 모두 공식기록에서 삭제됐다. 지난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오스트리아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수혈도핑' 혐의를 사 현지 경찰의 수사를 받는 등 파문이 일었다. 수혈도핑은 금지약물을 쓰는 것과 달리 미리 뽑아둔 자신의 피나 다른 이의 피를 경기 전에 몸에 넣어 산소를 옮기는 헤모글로빈의 양을 늘림으로써 경기력을 높이는 수법이다. 최근 올림픽인 아테네대회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WADA가 `깨끗한 올림픽'을 선언하며 검사를 대폭 강화했지만 가관도 아니었다. 남자 역도 레오다니스 삼파니스(그리스)가 동메달을 빼앗기는 등 역도에서만 모두 10명이 제재를 받았다. 그리스 육상영웅 코스타디노스 케데리스는 개막 하루 전날 도핑 테스트를 피하려고 교통사고를 위장해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잔꾀를 쓰다가 대가를 치렀다. 여자 포환던지기 우승자 이리나 코르차넨코(러시아)는 양성반응으로 금메달이박탈됐고 남자 원반던지기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는 샘플 바꿔치기를 하다가 걸려 금메달을 내놓았다. 높이뛰기 알렉세이 레스니치(벨로루시), 세단뛰기 챔피언 프랑수와 음방고(카메룬), 400m 안톤 갈킨(러시아)도 양성반응자로 판정되는 등 육상은 `약물 지뢰밭'이었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미국프로야구가 파문의 진앙지다. 현역 최고의 홈런타자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다수 강타자들이 약물 의혹으로 곤욕을치르고 있으며 마이너리그 등에서 약물 출전정지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해 울산 전국체육대회에서 보디빌딩 8명, 역도 2명, 사이클 1명, 근대5종 1명 등 모두 12명이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WADA 규정에따라 제재를 받은 만큼 10월 전국체전에서 나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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