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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T 왕좌 등극 기회" 사활건 승부

■ "스마트폰 다음은 스마트카" IT기업 특허전쟁

2017년 시장규모 280조원 삼성·LG 본격진출 시간문제

애플, 테슬라와 합병 추진 등 IT·車메이커 동맹도 잇따를 듯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결합된 스마트카 시장을 놓고 삼성·구글·애플 등 내로라하는 세계 IT 기업의 경쟁이 예사롭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동력원에 상관없이 자동차 스마트화는 이제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2017년 스마트카 시장 규모는 2,740억달러로 약 2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40%, 2020년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카 시장을 선점하는 자가 글로벌 IT 시장의 패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우리나라의 삼성전자·LG전자 등 IT·전자기업의 스마트카 시장 본격 진출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IT 기업,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로=스마트카는 자동차에 IT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자동차를 말한다. 지능형 자동차의 경우 IT가 필수라는 점에서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의 한계가 있다. 오히려 자동차의 전장화 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IT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스마트카 시장을 놓고 현재 삼성과 구글, 그리고 애플의 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구글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구글 카'를 개발해왔다. 직접 구글이 자동차 자체를 생산하는 건 아니다. '구글 카'는 무인운전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도요타 프리우스, 렉서스 등 완성차에다 무인운전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시운전을 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와 플로리다·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자동운전 자동차와 관련한 법을 제정했다.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고 보고 법적 장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구글 카를 5년 이내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도 전자를 중심으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인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타타자동차와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스마트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안에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스마트카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이다. 운전 중 음악과 내비게이션·음성통화 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덧붙여 BMW 등 기존 자동차 업체 간 협력도 넓혀나가고 있다.

특허에 늦은 애플은 스마트카 플랫폼인 'iOS 인 더 카(iOS in the Car)'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폰과 자동차를 연결해주는 기능이 특징이다. 애플은 이미 일본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손잡고 2014년형 '시빅' 모델에 아이폰 화면을 뿌려주는 '미러링'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iOS 화면을 자동차 계기판에 뿌려주고 여기서 각종 주행 정보부터 음성통화와 인터넷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식이다.

LG전자도 스마트카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출범했다. 현재는 에어컨과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전기차 부품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비스타'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LG 등의 경우 공식적인 스마트카 시장 진출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의 본격 진출은 시간문제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스마트카 다른 경쟁 구도로 바뀐다=치열해지는 IT 기업의 경쟁은 스마트카 경쟁 구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제호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IT 기업과의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경쟁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애플은 세계적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와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카 관련 특허에서 속도가 늦은 애플이 1,600억달러의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테슬라를 인수한다면 단숨에 스마트카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셈이다. 구글도 이 같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 테슬라와 무인자동차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등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 간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과 LG전자도 기존 자동차 업체의 협력 범위를 전기차 배터리에서 다른 분야로 넓혀나가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T 기업과 자동차 메이커 간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일부 분야에 한정돼 있지만 스마트카 개발 전분야로 획대될 것이 확실시된다. 정 수석연구원은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 간의 폭넓은 결합으로 광범위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며 "이런 점에서 자동차 시장 구조 개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IT 융합의 대표주자인 스마트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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