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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에만 전세계에서 2.8제타바이트(ZB)의 디지털데이터가 새로 생성·복제됐다. 1ZB가 1조 기가바이트(GB)이므로 2.8ZB는 저장용량 64GB의 아이패드 437억5,000만대가 있어야 저장이 가능할 만큼 방대한 양이다.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기기 확산 등에 힘입어 데이터 생산량은 앞으로도 큰 폭으로 늘어나 2020년에는 40ZB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기존 기술로는 사실상 처리가 불가능한 수준의 거대 데이터를 빅데이터라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이끌 핵으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선별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능력이 개인과 산업ㆍ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미국ㆍ영국 등의 선진국은 빅데이터를 미래 ICT 전략의 중추로 보고 주요 정책영역에 전문인력을 적극 배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후 첫 사업으로 공공과 민간의 빅데이터를 연계한 지능형 서비스 모델 개발에 뛰어들었다.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2015년 2억6,300만달러, 2020년에는 8억5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ICT 관련 산업에서 빅데이터의 비중도 올해 0.6%에서 2020년 2.3%로 4배 가까운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빅데이터 산업은 크게 3개 분야로 구분된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운영체제 등을 제공하는 하드웨어, 전용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취급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빅데이터 솔루션 유지보수와 교육훈련, 컨설팅을 포함한 서비스 분야가 그것이다. 분야별 비중은 조사기관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각각 28.9~31%, 25~29.7%, 41.5~44% 정도를 차지한다.
한혁 KISTI 미래기술분석실 연구원은 "이 같은 수치는 전체 빅데이터 시장에서 서비스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은 현재 오라클ㆍEMCㆍIBMㆍ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중소기업은 빅데이터솔루션포럼(BIGSF)을 구성하는 등 연합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한 연구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빅데이터 산업을 육성할 정책적 환경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빅데이터는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과 과학기술 발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큰 만큼 산업적 관점의 지원에 더해 공공정책적 관점의 지원까지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빅데이터 시장에 대한 기대를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성공 사례가 제시된다면 국내 빅데이터 시장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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