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이 삼성그룹 주가의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재탄생한 '통합삼성물산(000830)'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합병 재추진 기대감이 높아진 삼성중공업(010140)·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일보다 0.92% 상승한 16만4,500원에 장을 마치며 합병 재상장 이후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장중 2%대의 상승률을 보이며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장 후반 상승폭이 줄어들며 4위로 내려왔지만 3위인 한국전력과의 차이는 597억원에 불과하다.
이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합병 재추진 기대감에 급등했다. 삼성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11.25% 오른 1만3,350원에 장을 마쳤고 삼성엔지니어링도 18.60% 급등한 3만3,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황을 봐가며 합병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합병이 삼성그룹 주가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삼성그룹이 어떤 시나리오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해당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어 단순 기대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합병 이슈는 삼성그룹 주가에 제일 중요하게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며 "기업과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배당 확대와 신사업 추진 등 합병 이후 나올 재료들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삼성그룹은 규모가 큰 종목들이 많아 구조개편 과정이 복잡해 지배구조개편을 준비 중인 다른 그룹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며 "합병 기대보다는 해당 기업의 사업 현황이나 합병 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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