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이 커진 펀드들의 수익률이 부진한데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상승하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설정액 1조원이 넘는 공모펀드(국내펀드 기준, MMF·ETF 제외)는 총 17개였지만 올해 8월 현재는 9개에 불과하다.
공룡펀드는 2008년 17개에서 2009년 15개, 2010년 말 10개로 줄어들었다가 2011년과 2012년 12개로 반짝 증가했지만 2013년 11개로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국내 펀드에서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 '한국투자한국의 힘'이, 올해는 'KB한국대표그룹주'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삼성코리아대표'가 설정액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국내 펀드 중 1조 펀드 대열에 새롭게 합류한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채혼)'이 유일하다. 2008년 설정액이 2조원에 육박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더스' '디스커버리'는 현재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 펀드가 갈수록 줄어든 것은 장기 수익률이 부진하고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장기 수익률이 부진한 대형주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일어났고 올해 들어서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자 투자자들이 수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대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 중 일부가 중소형 운용사 펀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소형 운용사들이 자신들만의 운용철학을 내세워 좋은 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올 들어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설정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로도 올 들어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와 설정액이 5,000억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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