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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중위험·중수익 트렌드 지속 예상
경기부양 가속 美·유럽·中 매력
가장 큰 변수 미국 금리인상 대비… 단기채권형상품 분산투자도 필요
연말이 다가 오면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언론을 통해 절세형 상품 투자, 배당수익 투자, 새해 시장 전망에 따른 투자 전략 등 연말 대비 투자 정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국내외 투자환경이다. 국내외 주요 이벤트들을 미리 점검하고 이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우면 된다.
현재 투자 환경을 살펴보면 저성장·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중위험·중수익의 시장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는 부진하지만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인도 등 신흥국까지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책을 통해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풀리고, 이 돈이 개인들의 자산가치 상승과 소비 증가 그리고 기업 이익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는 너무 더디다. 시중에 풀린 수천조 원의 돈은 실물경기를 살리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시장참여자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탓에 저금리로 빌린 돈을 설비투자나 소비에 사용하지 못하고 높은 이자와 배당, 임대수익 등을 보장해주는 자산 등으로 눈을 돌렸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완전히 회복세에 접어들기 전까지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새해에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시행되고 있는 나라와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을 최우선으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별로 보면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미국을 비롯해 경기부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이 매력적이다. 자산별로 보면 배당주, 고금리채권, 부동산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1~2년 간 많이 상승했지만 정부 주도의 강한 경기 부양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여전히 투자심리가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거품이 끼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추가적인 자산가격 상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5년 자산 관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자산(주식·채권·부동산·미국달러)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자산가격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투자원금의 일정 부분을 단기채권형 상품 등 안전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주식시장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다면 대형주, 업종대표주, 경기민감주 주도의 상승세를 점쳐볼 수 있다. 투자 전략도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기업실적 회복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의 실행이 없다면 이는 단순한 시나리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3년 넘게 박스권에 머물렀던 코스피가 지난 7월 말 단숨에 2,080 포인트를 뚫고 올라갔지만,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발표해도 실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소외당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최근 2~3년 간 그랬듯이 중소형주, 가치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소형가치주, 배당주 투자를 우선 고려하되 향후 시장 친화적인 정책 실행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주, 업종대표주 투자도 준비해야 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남겨두는 것도 필요하다.
같은 업종, 자산 내에서도 성과가 차별화되는 추세를 감안해야 한다.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 집중투자보다는 분산투자가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절세를 통한 수익관리방안인 생계형저축, 재형저축, 연금저축, 소득공제장기저축 등 적립식 투자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자산관리의 시작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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