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해진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층 더 강해졌다. 코스피지수는 선진국 지수와 달리 리먼브러드스 파산 직전 지수대였던 1,500선까지 훌쩍 뛰어넘어 1,800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줄곧 매도 행진을 벌였던 외국인들은 강해진 한국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순매수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1,780.02포인트를 기록, 지난 2007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충격으로 추락했던 10월의 892.16포인트의 2배가량 상승했다. 물론 파산직전의 1,500선대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같은 현상은 IT와 자동차부문 등 국내 기업들이 금융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반도체 D램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이번 3분기에 40%(매출액 기준)를 돌파, D램 산업역사의 신기원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미국 자동차 판매시장 점유율이 8.6%를 달성, 닛산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1년 가량 비록 박스권을 유지 하고 있지만 바닥을 꾸준히 높여가며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대장주이자 IT주인 삼성전자는 3일 현재 76만1,000원으로,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 최고가(76만4,000원) 수준이며 자동차 대장주인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확대를 기반으로 금융위기 이전의 두 배에 가까운 14만7,000원에 이른 상태다. 다른 ITㆍ자동차ㆍ부품주 등도 대장주와 함께 호전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LG화학 등 화학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은 2차전지 등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이어가며 3일 36만1,000원까지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현대차에 이어 4위를 꿰어 찬 상태다. 수급면에서는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기금이 확실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커지자 외국인들은 지난해 32조4,000억원 어치 순매수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3일 현재까지 8조3,00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내 연기금이 운용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을 늘리면서 올해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확대, 3일 현재 5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확실한 증시의 우군이 되고 있다. 이번 3ㆍ4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2ㆍ4분기에 비해서도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런 증시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ㆍ4분기에는 비용증가 등으로 잠시 실적이 주춤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이후 성장세가 여전하다는 점에서는 별로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강하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국내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 기업실적 개선 및 저금리 기조 유지로 내년 초까지는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