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4일 우리나라 경제현황과 관련, “한국경제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에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외부상황에 의존하려는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토플러는 이날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산업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리는 ‘부품ㆍ소재 신뢰성 국제포럼’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경제가 발전하려면 대외의존도를 대폭 줄여나가고 이를 위해 사회 전체적으로 교육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토플러는 “지식경제기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모두 해당되는 것”이라며 “한국은 그동안 기술발전에 힘을 쏟아 왔지만 이제는 모든 창의력과 인재를 동원해 사회를 바꿔나가는 데 주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갈등요소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플러는 아울러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공장시스템에 맞춘 공교육이 대다수 국가의 교육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왔다”며 “‘혁명적 부의 시대’에서는 산업화 시대처럼 같은 직업과 기술을 교육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교육제도를 바꿔가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토플러는 또 ‘향후 10년 후에 한국경제의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돈으로 지불하거나 돈을 지급받지 않으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가는 두번째 경제,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숨겨진 제2의 비화폐 경제가 국가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화폐경제가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토플러는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이 기술발전에 힘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핵 기술로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됐고 6자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한국 등 주변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본과 대만 등의 주변국가들이 핵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미국이 강력히 대처하지 못하면 아시아에 핵이 확산될 수 있다”며 미국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을 해온 만큼 위험요소로 갈등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불안정이라는 말을 두려워하고 있고 현재 새 정부가 이에 대한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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