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차 부채해결' 기대 높아져

생명보험사가 상장될 경우 금융기관과 삼성그룹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삼성차 채권단은 대출금을 대신해 받은 삼성생명 주식을 증시에서 팔아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과 우리은행ㆍ산업은행 등 14개 금융기관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2조4,50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채권단은 대출을 해주는 대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해 받았다. 삼성그룹은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빚을 갚고 만약 채권액에 미치지 못하면 계열사들이 책임지기로 합의서를 썼지만 상장이 번번이 무산되고 채권단이 추진한 삼성생명 주식의 해외 매각도 이뤄지지 않았다. 채권단은 채권 만료 시한이 임박한 지난해 12월 삼성그룹을 상대로 대출원금과 연체이자를 포함해 4조7,380억원의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에 대한 금융제재를 우려해 채권단 요구에 따라 삼성차 대출에 대한 손실보전 합의서를 어쩔 수 없이 쓴데다 삼성생명 주식은 이건희 회장 사재로 출연한 만큼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채권단은 물론 삼성그룹도 삼성차 부채 문제를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단 상장돼 주가가 70만원은 돼야 채권단이 대출 원금을 회수할 수 있으나 현재 장외시장에서 삼성생명 주가는 46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상장돼 보유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면 소송을 진행할 이유가 없어진다”면서 “대출 원금만 회수할 경우 이자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소송 청구액을 낮춰 이자도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