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동남아시아로 다녀온 직장인 김지영(28)씨는 머리카락이 탈색되고 머리카락 끝이 빗자루 모양 처럼 부분부분 끊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정수리쪽 모발이 빠지고 두피가 가려워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인근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강한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돼 손상된 모발은 회복이 어려워 자르기로 했다. 다행히 두피는 가벼운 염증이 생긴 정도여서 두피 스케일링 치료를 받고 좋아졌다. 이처럼 즐거운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머리결이 손상돼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특히 평소 탈모와 좋지않은 머릿결로 고생해온 사람이라면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휴가 뒤 모발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본다. ◇바다ㆍ수영장 물 모발 손상시켜= 강한 자외선은 모발의 수분을 빼앗아 건조하게 할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의 케라틴 단백질을 파괴해 윤기가 없고 거칠은 모발로 만든다. 게다가 바닷물의 염분은 머리카락 보호성분인 큐티클층을 파괴해 자외선으로 상태가 않좋아진 모발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 수영장 물 소독약에 포함된 클로린이라는 화학성분도 머리카락의 천연성분을 파괴한다. 수영과 휴식을 반복하는 수영장에서 젖은 머리를 햇볕에 말리면 소독약으로 젖은 머리에 열이 가해져 모발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최근 휴가를 다녀온 뒤 피부는 물론 모발ㆍ두피 손상과 탈모 등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두피에 노폐물이 쌓이면 모발의 성장을 방해하고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가 뒤 모발ㆍ두피관리를 소흘히 하면 가을철 탈모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상모발용 샴푸, 두피 마사지 효과적= 휴가 때 손상된 모발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능성 샴푸ㆍ컨디셔너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시판 중인 손상모발용 샴푸는 모발에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준다. 올바른 머리 감는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되도록 미지근한 물에 감고 모발 전체를 문질러줘 영양성분이 골고루 흡수되게 한다. 머리를 감을 때 쓰는 샴푸의 양은 500원 동전 크기가 적당하다. 손에서 미리 거품을 내 마사지하고 린스ㆍ트리트먼트가 두피에 닿지 않게 문지른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반드시 두피까지 말려야 한다. 완전히 마르기 전에 묶거나 잠자리에 들면 박테리아가 증식하기 쉽고 심하면 염증을 유발한다. 머리를 감을 때 두피에 가벼운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혈액순환에 좋다. 손상된 모발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머리를 말릴 때 드라이어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좋은 모발 건조방법은 머리 끝에서부터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물기를 제거한 뒤 자연건조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두피와 모발 타입에 맞는 샴푸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도 기름이 잘 끼지 않고, 모발이 윤기 없이 푸석푸석하다면 건성 두피 타입이다. 이런 모발은 매일 머리를 감으면 두피가 더욱 건조해질 수 있으니 주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샴푸 후 트리트먼트제를 머리 끝 부분에 발라주어 영양과 수분을 보충해준다. 피지 분비가 왕성해 머리 냄새가 잘 나고 두피에 염증도 자주 생긴다면 지성 두피 타입이다. 지성 타입의 모발은 매일 감는 것이 좋다. 피지의 산화물과 노화된 각질이 두피에 엉겨 붙을 경우 탈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세정력이 강한 샴푸를 사용하되 두피에 심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내야 한다. 트리트먼트제나 헤어크림, 에센스 등에는 유분이 많이 함유돼 머리를 더욱 기름지게 하므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녹차ㆍ계란ㆍ우유팩 손상모발에 도움= 화장솜에 녹차 잎ㆍ티백을 오랫동안 우린 물을 묻혀 모발과 두피에 골고루 마사지해주면 세정효과와 더불어 모공을 수축시킬 수 있다. 탈모를 가속화시키는 남성호르몬 효소를 억제, 탈모 예방에도 좋다. 녹차가 싫다면 미지근하게 데운 우유를 화장솜에 묻혀 약 10여분간 마사지해주어도 된다. 계란 흰자 2개를 우유에 섞어 머리에 바른 후 비닐 헤어캡을 쓰고 15분 뒤 미지근한 물에 씻어내는 방법도 모발의 찌든 때를 벗겨내고 단백질과 유분을 공급해줄 수 있어 좋다. 휴가 뒤 좋은 단백질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도 모발관리에 중요하다. 윤동호 휴그린한의원 원장은 “계란이나 우유 섭취를 늘리고, 육류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살코기만 먹는게 좋다”며 “등푸른 생선은 모발에 필요한 미네랄, 특히 칼슘을 공급해줘 모발의 질을 향상시켜 준다”고 말했다. 비타민과 수분이 풍부한 키위ㆍ수박 등 여름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갈증이 날 때는 청량음료보다는 물ㆍ생과일 주스를 먹도록 하자. 햄버거ㆍ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이나 과자ㆍ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두피손상 심하면 전문적 치료 받아야= 두피가 많이 손상됐다면 피부과에서 두피 스케일링과 모근강화 치료 등을 받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수 스케일링 약물을 도포해 두피와 모공에 있는 노화된 각질, 피지산화물 등을 용해시킨 뒤 두피세정기로 철저히 씻어내면 탈모를 예방하고 모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주 1~2회 정도 실시하는 모근강화 치료는 두피 마사지, 적외선ㆍ초음파ㆍ고주파ㆍ레이저 등을 이용해 약물 침투를 촉진하고 미세혈액 순환과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며 모근을 강화해 모발의 성장ㆍ재생을 돕는다. 이영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모발센터 원장은 “혈액순환을 돕고 모공이 막고 있는 묵은 각질, 산화된 피지의 노폐물 등을 제거하는 두피 스케일링은 여름휴가철 자외선과 염분ㆍ염소 등에 손상된 두피와 두발의 상태를 진정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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