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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가 주목해야 할 퍼플오션] <3> 경작지 부족 해결사 '식물공장'

건물내 빛·온도·습도 제어해 수경재배<br>시설 투자비·에너지 절감이 성공 관건

딕슨 데스포미어 미국 컬럼비아대 환경과학과 교수가 자신이 고안한 고층빌딩형 경작시설 버티컬팜의 개념도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전 세계 인구가 70억명을 넘어섰다. 오는 2050년에는 9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인구 폭발이 초래할 최대 과제는 단연 먹거리 문제다.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한반도의 45배에 달하는 약 10억㏊의 경작지가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그러나 지구에는 그만한 유휴 경작지가 남아 있지 않다. 이미 지구가 보유한 땅의 41%, 작농 가능 토지의 80% 이상을 농경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 리포트를 통해 이 난제를 풀 가장 현실적 해법으로 '식물공장'을 지목하면서 이것이 국내 중소기업의 미래 신사업 모델로 잠재가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식물공장은 건물 내에서 빛과 온도ㆍ습도 등의 제반 환경을 인위적으로 제어하고 흙이 아닌 물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실내 농장이다. 지리적 입지에 상관없이 건설이 가능하며 건물의 층수를 높이면 부지 확충 없이 추가 경작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기후와 해충의 영향에서 자유롭고 토양오염의 우려도 없다. 특히 기존의 토양 경작에 비해 생육 기간 단축과 산출량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이런 이유로 세계 각국에서는 대형 식물공장 건설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KISTI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만 연간 150만톤, 13억3,000만유로 규모의 채소가 식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일본에는 이미 150여개의 식물공장이 성업 중이다. 또 미국은 자동화된 대형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 생산 시스템을 실용화한 상태다. 우리나라 역시 대형 식품ㆍ유통업체 등 다수의 기업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거나 신규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데 올해 실질적인 성장기에 진입해 103억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된 뒤 내년 150억원, 2015년 345억원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KISTI는 신규 진출 기업의 경우 기술력에 전략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화 초기 단계인 탓에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이다. 손종구 KISTI 산업정보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인공조명 설비, 수경재배 등 개별 기술은 톱클래스 대비 50~80%, 식물공장 전용 품종 개발 기술은 20%에 불과하다"며 "개별 기술을 통합 제어하는 설비제어 기술 연구도 미진한 편"이라고 전했다.



손 연구원은 에너지 절감이 식물공장 사업화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이슈라고 강조한다. 발광 다이오드(LED)와 같은 인공 광원과 수경재배가 근간이 되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려면 전기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 또한 완벽한 단열ㆍ차폐설비를 구축함으로써 냉난방과 습도, 공기 중 이산화탄소 함량 제어에 필요한 에너지 낭비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연구원은 "식물공장의 사업화는 시설 투자비와 운용비의 절감, 수익원 창출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1차적으로 비용 절감 방안을 확보했다면 고급 채소류나 약용 식물 같은 특수작물 재배, 식물공장에 최적화된 종자 개발 등을 통해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함으로써 사업화 성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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