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가 높은 수준의 재고 물량과 달러화 강세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철강주들은 최근 한달가량 실적호전 기대에 힘입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등의 철강 가격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데서 알 수 있듯 추세적인 상승 움직임은 약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미국 달러가 추세적인 강세를 보인다면 철강 및 비철금속 업종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도 추세적인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간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철강가격에 대해 '바닥은 확인했다'는 전망이 많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의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종 주가는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3·4분기 실적과 함께 4·4분기 긍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최근 한달 동안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9월23일 연중 고점 대비 한달 동안 7.6% 하락한 반면 철강업종지수는 2.9%밖에 빠지지 않았다. 하락 국면에서 일종의 '수비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셈이다. 하지만 철강업종에 대한 투자 관점을 섣불리 '낙관적'으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정 연구원은 "철강업종의 경우 수요 둔화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공급 과잉 상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더구나 최근 달러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점도 철강업종으로서는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철강의 경우 내수 판매 비중이 높고 원재료를 수입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최근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중국의 바오스틸도 5분기 동안 최고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올 4ㆍ4분기 전망에 대해서 자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는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공급 과잉에 대한 부담감으로 철강 가격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고 가격 인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철근 업체들이 가격을 5만원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철강 가격의 상승반전에 초점을 맞춘다면 철강주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중국의 경우 지난달 넷째 주 철강가격지수는 전주에 비해 2.1% 상승한 130.9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철강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국의 가격 흐름을 볼 때 조만간 안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국내 업체들은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비중확대에 나서도 될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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