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의 상용차시장 선점을 위한 한국과 중국 자동차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중국 트럭제조업체가 잇따라 동아프리카의 물류거점 역할을 하는 케냐에서 현지생산 준비에 나서면서 양측 간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양사는 이를 통해 향후 비약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아프리카 상용차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월 최한영 상용차담당 부회장이 직접 케냐로 건너가 현지 CFAO그룹과 계약을 맺고 케냐에서 상용트럭과 버스를 조립생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가 이 곳에서 생산하게 될 상용차는 연간 약 1,000대 규모로 2.5톤과 3.5톤급 상용트럭 및 버스가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내부검토 및 CFAO그룹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본격적인 생산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선공에 나서자 중국 업체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중국의 대형트럭 제조업체인 포톤(Foton)사는 최근 케냐 현지 자동차 조립생산업체인 KVM사와 대형트럭 및 버스 조립생산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포톤사는 KVM의 조립생산 라인을 활용해 출시한 상용차로 현지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와 중국 기업이 잇따라 케냐에서 상용차 조립생산에 나서게 된 것은 향후 동아프리카 상용차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케냐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08년 1만3,000대에서 2009년 1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던 자동차 판매량은 2010년 1만1,000대를 기록,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증가세는 계속돼 5월 말까지 약 5,000대가 팔려나가며 지난해 판매량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대륙 동부 해안에 위치해 아프리카의 물류거점 역할을 하는 케냐의 지리적 특성상 앞으로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에 대한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케냐의 교통수단별 총수입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철도와 해상ㆍ항공운송이 마이너스 성장 내지는 1% 안팎의 성장에 그친 반면 도로운송은 24억1,500만 달러에서 39억500만달러로 5년 새 60% 증가했다. 더욱이 케냐는 소형트럭이 전체 자동차 판매의 2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상용차의 비중이 매우 높다. KOTRA의 케냐 나이로비 KBC 관계자는 "최근 케냐의 기름값은 2년 전에 비해 30% 이상 올랐지만 자동차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케냐 현지기업들이 잇따라 한국과 중국 등 글로벌 상용차기업들과 함께 조립생산에 나선 것은 동아프리카 내 물류 유통 증가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활성화의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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