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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Deal] 대기업 M&A 주도… PEF 새로운 경제 활력소로 떠오른다

올 초 동양생명 매각 이어 홈플러스 인수도 눈앞

단순 FI 역할 넘어 경영권 지분 매매까지 영역 넓혀

경영능력 의심·먹튀 논란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많아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칼라일 등 글로벌 PEF를 누르고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재계에서 PEF의 위상이 다시 한 번 커지는 양상이다. MBK가 8조원에 육박하는 인수가를 제시하며 국내 2위 대형마트 인수에 나서는 등 최근 대기업 인수합병(M&A)을 PEF가 주도하는 모양새다. 올 초 성사된 한라비스테온공조를 비롯해 동양생명(082640)·대한전선(001440)·태림포장(011280) 등도 모두 매각 주체나 인수자가 PEF들이다. 국내에 PEF 도입 10년을 넘어서면서 성장이 정체된 대기업과 달리 PEF가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업계에서 경영 능력의 검증을 비롯해 구조조정 등에 대한 노조와 협상력, 먹튀 논란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PEF 앞에 서 있다.

일반인에게 사모펀드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지만 버거킹·할리스커피·코웨이(021240)·네파·에스콰이아 등 낯익은 브랜드의 주인이 모두 PEF다. PEF가 출범 10년 만에 재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기업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저금리와 저성장이 지속되는 와중에 대형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PEF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사모투자전문회사 제도가 법제화된 후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9조8,000억원(약정액 기준)에 달하는 자금이 PEF에 쏠리기도 했다.

아울러 단순한 재무적투자자(FI) 역할에 그쳤던 사모펀드들이 실력과 경험을 쌓아 경영권 지분 매매(바이아웃 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M&A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배경에는 자금력뿐 아니라 비가격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하는 노조와 홈플러스의 고객정보 유출 등 산적한 문제를 모두 책임지겠다고 밝히면서 홈플러스의 주인인 영국 테스코를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도 고질적인 경영난에 시달려 온 전선업계 2위인 대한전선을 10월까지 인수 완료할 방침으로 단기적 투자 회수보다 장기적인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전략적투자자(SI)로 접근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버거킹도 지난 2012년 보고펀드에 인수된 점포확충과 브랜드 고급화 등을 앞세워 지난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부실기업을 살리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PEF가 부상했지만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 기업 인수 후 실적 개선을 위해 추진되는 구조조정으로 노조와 부딪히기 일쑤고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사례처럼 차익 실현에만 몰두해 '먹튀 자본'이라는 오명을 종종 안기도 한다. PEF에 대한 경영 능력 및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MBK만 해도 인수 3년도 안 돼 코웨이를 최근 매물로 내놓았다. 최근 씨앤앰 매각에 거듭 실패한 MBK가 역시 덩치가 큰 코웨이를 끌고 가는 데 적잖이 겁을 먹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기업들은 M&A보다 현금 확보를 하면서 신중하게 나오는데 성장세를 탄 국내 PEF들은 무리한 투자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인수에 성공해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대기업과 PEF가 협력적 관계로 경쟁하면서 공동투자를 할 만한 딜을 적극 발굴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해외기업 M&A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상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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