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비용 절감압박이 과거 IMF 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하다. 올 여름휴가는 일찌감치 물건너간 듯하다.”(A그룹의 한 고위임원) 대기업들이 하반기 들어 원가절감 총력전을 펼치는 등 내실경영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유가와 환율, 대선정국 등 경영환경을 둘러싼 변수들이 워낙 불투명하다 보니 수세적인 경영전략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일 매출액 상위 600개사(응답 48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경영환경 전망’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63.0%가 원가절감과 구조개혁 등 경영내실화를 통해 내부 효율성 강화에 나서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매출 신장 등 외형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2.6%에 머물렀으며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확대 등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기업은 불과 5.2%에 그쳤다. 기업들이 이처럼 보수적인 경영기조로 돌아선 것은 유가와 환율 등 외생 변수에 따라 큰 폭으로 연동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반기 경제변수와 관련, 응답기업의 40.7%가 유가ㆍ원자재 가격을 제시했으며 ▦대선정국 22.3% ▦환율 14.4% 등의 순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채산성 확보를 위해 환율이 달러당 938원, 유가는 59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75% 정도의 기업들은 현재의 환율이나 유가로는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대체로 하반기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85.6%)들은 하반기 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반기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답한 비중은 14.4%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전체 기업의 77.1%는 하반기 투자를 전년 동기에 비해 늘릴 계획이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도 절반수준(50.7%)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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