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환경이 극도로 위축된 한국 인터넷 산업에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막강한 투자자로 나선 데 이어 신생 서비스 탄생의 산파를 자처하고 나섰다. 소프트뱅크 본사의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의 실험기지로 설립된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은 지난 7월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접수받아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3개의 서비스를 공개 테스트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서비스는 각 대학별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포털을 종합 커뮤니티로 발전시키려는 ‘루키’와 글과 사진, 음악 등을 이용해 손쉽게 텍스트 기반의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스토리베리’, 각종 이벤트나 행사 등을 온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온오프믹스’ 등 3가지이다.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은 내년 2월까지 추가로 3개의 서비스를 공개 테스트할 계획이다. 특히 공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소프트뱅크 벤처스가 투자를 실시해 사업 안착을 돕도록 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지난 6월 4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만들어 지금까지 7개 기업에 1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미디어랩을 통해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고 벤처스가 기존 사업자와 미디어랩이 발굴한 업체들의 자금원이 되도록 역할분담을 하면서 한국 인터넷 산업에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국내 인터넷ㆍ콘텐츠 사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일본에서 벌이는 이동통신 사업과 인터넷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사업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를 잘 발굴하고 육성해 일본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인터넷업계의 관계자는 “올 해 신규 인터넷 서비스가 100여 개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신규 서비스의 등장이 저조한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 10여 개에 달한다”면서 “소프뱅크의 투자는 인터넷 벤처기업의 자금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사업 성공시 일본진출에도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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