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으로부터 전날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은 만큼 임기 유지 혹은 사퇴를 놓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등에 따르면 김 행장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를 비롯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전 임원이 참여한 워크숍에도 불참했다.
금융협의회는 한은 총재가 주관하고 시중은행장들이 참여하는 월례 행사다.
특히 이번 회의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주재한 첫 회의라 주요 은행장들이 빠짐없이 참석해 김 행장의 빈자리가 더 눈에 띄었다.
김 행장은 중징계가 확정된 전날 저녁 행사 불참을 한은에 미리 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행장은 이어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그룹사 임원 워크숍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이날 워크숍은 계열사 임원 106명 전원이 참여 대상이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이 대외 일정을 취소하고 내년 3월까지 행장 임기를 유지하는 방안과 이른 시일 내에 사퇴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나금융도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리더십과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김 행장이 계속 행장직을 수행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감독 당국도 직접적으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자진사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취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김 행장이 사퇴로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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