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은 11일 오전 철도정비창 부지 땅값으로 받은 2조4,167억원 가운데 5,470억원을 은행들(대주단)에 입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레일이 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와 체결한 토지매매계약이 오는 22일자로 해지돼 사실상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용산개발은 다수의 서민을 위한 사업이 아닌 만큼 소송 등 피해를 감수하고 접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은행에서 연 2.8∼3%의 저리로 단기 대출을 받아 6월 7일(8,500억원)과 9월 8일(1조1,000억원)에 나머지 자금도 돌려줄 방침이다.
업계는 용산사업 청산으로 인한 코레일의 손실과 자금조달 부담이 7조3,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다.
토지원금 2조4,167억원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자산유동화증권(ABS) 발생이자 2,690억원을 드림허브에 돌려줘야 한다.
또 토지 소유권 이전비(재취등록세) 3,680억원·자본금 2,500억원·전환사채(CB) 375억원 등 2,875억원의 투자액도 날리게 된다.
아울러 땅을 돌려받아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경우 8조원에 매각한 사업부지는 4조원대로 평가될 것으로 추정돼 대략 4조원의 감정평가 손실도 볼 전망이다.
민간출자사들과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액도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소송 기간도 5년 넘게 걸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이 최종 청산되면 평균 3억원의 대출을 받은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대출 상환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주민들 가운데 파산에 이르거나 집을 경매로 내놓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업을 계속 추진해 10조원대의 미분양 사태가 발생해 할인분양을 한다고 해도 코레일은 땅값 8조6,700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출자사들은 주장했다. 이는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중에선 최대 규모이다.
민간 출자사들은 사업계약 해지 여부가 이달 29일 가려지기 때문에 사업이 청산됐다고 보기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사업이 정상화하면 토지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에 참여한 한 출자사 관계자는 “코레일이 땅값을 챙길 수 있는 사업 추진이 아닌 손실이 불가피한 사업 청산을 선택했는 지 알 수 없다”며 “코레일과 민간출자사들은 주민 피해와 손실 최소화를 위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코레일 측은 “우리가 마련한 사업 정상화를 위한 특별 합의서 등에 반대한 민간 출자사들이 이제와서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자고 주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 출자사들은 용산개발을 할 의지가 있다면 코레일 자금이 아닌 자력으로 자금을 끌어와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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