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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TV를 만들어 수출하는 ‘온 인터내셔널’은 지난 2003년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 보험에 가입한 덕분에 환율하락에 따른 엄청난 손해를 8,000만원의 보험금으로 메웠다. 1회용 주사기를 제조해 수출하는 부광메디컬도 2003년부터 매년 환변동 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한해에 400만달러를 수출하면서 환율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만들어간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수입규모가 큰 중소기업들이 ‘환율의 늪’에 빠졌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가격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결제를 늦추거나 계약을 파기하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들이 환위험 헤지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미리 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환차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떨쳐버리지 않으면 한해 농사를 한순간에 날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소기업들이 환헤지를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 주거래 은행에 신청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선물회사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제공하는 환위험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은행권, 중기 환율 리스크 특별관리=은행들이 환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은행들의 부실여신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수출 중기를 위해 통화전환옵션부 대출과 선물환 거래, 환율고정부 대출 등 다양한 환리스크 관리상품을 제공한다. 환율동향 등 환리스크 관리 정보와 환관리 전문컨설팅도 주선한다. 외환은행의 환위험 관리시스템인 ‘헤지마스터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환의 보유기간별ㆍ통화별ㆍ거래종류별로 환위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원스톱 수입 헤지서비스’는 수입업체의 환율변동 위험을 최소로 줄여준다. 기업은행은 ‘외환거래 토털 맞춤서비스 전담반’을 운영 중이고 국민은행은 찾아가는 서비스로 수출기업의 환리스크를 관리해준다. 선물회사를 방문해 달러 선물환을 구매하면 5만달러 헤지에 6,000원 정도의 낮은 비용으로 환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3,000달러도 환헤지 가능=국제 원자재 가격에 환율까지 뛰어오르는 바람에 수입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외환거래가 많은 중소기업이라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환위험 관리 지원사업’이 적합하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외환거래수수료 인하(달러당 0.5~2원) ▦선물환 보증금 인하(0.4~5.0%) ▦외환위험관리 솔루션 제공 ▦환위험 관리 교육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선물환거래 보증금 1.5%(1년짜리)는 일반은행(15%)의 10분의1 수준이다. 거래수수료도 6개월에서 1년짜리의 경우 달러당 1.5원으로 은행의 5원보다 저렴하다. 이 같은 지원제도를 활용하려면 중진공 각 지역본부에 신청한 후 심사 및 승인을 거쳐 외환거래 약정을 맺으면 된다. 이후 온라인상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끝난다. 중진공은 3,000달러 이상이면 현ㆍ선물환 등 외환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규모가 작아 은행이나 선물회사를 찾기 힘든 소기업도 이용할 수 있다. ◇수출이 많다면 환변동 보험이 유리=수출보험공사가 제공하는 환변동 보험은 수출기업이 눈여겨볼 만하다. 선물환 방식의 옵션형은 보험가입 후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그대로 챙기고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환변동 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료 이외 일체의 추가 비용이 없다는 점이다. 은행이나 선물회사를 이용할 경우 계약 이행에 필요한 증거금이나 담보를 요구받게 된다. 하지만 환변동 보험은 부대비용이 없다. 보험료율도 6개월 동안 100만달러를 헤지하는 데 0.04~0.07%, 400~700달러만 내면 된다. 영세 중소기업은 보험료율이 0.01~0.02%로 더 낮아져 비용이 100~200달러에 불과하다. 글로벌시대에 수출입이 많은 중소기업에 환위험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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