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계 각국에 한국관련 서적과 자료를 보급하는 사업을 크게 활성화해야 합니다.” 김인환(59ㆍ사진) 고려대 한국학교육연구단장(국어국문학과 교수 겸임)은 한국의 전통고전을 외국어로 번역하거나 한국 소개 책자들을 편찬하는 사업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최근 세계 각국에 부는 ‘한류’와 관련, 구미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한국학과’를 설치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연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서구에서 한ㆍ중ㆍ일을 아우르는 ‘동아시아학’이 인기 있는 학과로 부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일본에 대한 자료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한국관련 자료를 구할 수 없을 경우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중국, 일본에 대한 연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연구자들도 대거 몰려드는 추세다. 특히 올 들어 많은 대학이 한국학과를 신설하면서 한국학 전공자들의 거의 100%가 대학에 자리를 잡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매년 10억원씩 70억원을 지원 받아 추진한 1단계 BK21 사업에 대해 김 단장은 “해방이후 인문계에 대한 체계적인 정부지원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문과, 사학과, 철학과 교수 30여명이 참가해 한국어문학 기초 DB구축, 한국어 번역 SW 개발, 영문 한국소개책자 편찬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 단장은 미국 UCLA 대학과의 협력사업에 의미를 두며 “7년간 미국 학회에 순환 참석하고 국내에서 2차례의 국제학술회의를 열면서 인문계 연구자들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단장은 “BK21 사업은 대학원 학생들이 주수혜자인 만큼 이에 대한 평가가 집중돼야지 이와 관련해 교수평가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강동호 차장(팀장), 이재철 기자, 대전=박희윤 기자, 창원=황상욱 기자, 진주=현민우 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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