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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나이코리아, 환란때 55억엔 차입금에 日 발목
입력2009-04-08 18:06:34
수정
2009.04.08 18:06:34
환란때 55억엔 차입금에 발목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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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나이코리아, 환란때 日에 발목
린나이코리아 지분 日서 88% 차지10년전 빌린돈 엔화급등으로 큰부담 작용경영은 당분간 현상태 유지 가능성 높아
서동철 기자 sdchaos@sed.co.kr
이유미기자 yi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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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외환위기와 2000년대 금융위기라는 두 차례의 파동 속에 지난 30년 동안 한국에서 뿌리를 내린 린나이코리아가 사실상 일본기업으로 넘어가게 됐다.
업계에서는 강원석 대표 등 한국 경영진의 보유지분이 일본린나이로 넘어가면서 린나이코리아가 사실상 일본계 기업이 될 것이라는 ‘소문 아닌 소문’이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작년 10월부터 이미 나돌기 시작했다. 당초 이 같은 소문을 부인하던 린나이코리아측도 가파른 엔고 현상이 지속되자 건실한 재무구조를 위해 일본에서 들여온 장기차입금을 지분으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2008 감사보고서’를 통해 일본린나이 지분이 88.8%로 확대됐다는 사실이 공개되기 전까지 회사측은 지분변동 소식을 드러내지 않았다. ‘린나이=일본기업’이라는 경쟁사들의 네거티브 전략과 그에 따른 시장의 후폭풍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일 합작으로 출범한 린나이코리아가 일본 지분 90%의 일본 회사로 뒤바뀌기까지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라는 두 차례의 직격타가 결정적 배경이 됐다. 이번 지분변동은 90년대 외환위기 당시 부도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린나이코리아가 일본에서 빌려온 엔화 차입금이 ‘뇌관’이 됐다. 당시 종금사 등 국내 금융권에 많은 부채를 갖고 있던 린나이코리아는 부채비율이 6,000%까지 치솟으며 부도 위기에 몰렸다. 이에 강성모 회장이 직접 합작사인 일본린나이에 도움을 요청, 3차례에 걸쳐 55억엔을 차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강회장과 일본린나이의 지분 비율도 당초 ‘49대 51’에서 ‘51대 49’로 역전됐다. 다만 경영권 변동은 없었고 양사의 지분 균형상태는 작년까지도 지속됐다. 차입금 덕에 부도위기를 넘긴 린나이코리아는 이후 위기를 모면하고 보일러 업계에서 착실히 입지를 다져 왔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엔화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10년 전의 차입금이 린나이코리아의 발목을 잡았다. 경영부진과 엔고에 따른 금융비용 급증으로 인해 차입금을 지분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49%를 유지하던 한국 경영진 지분은 10%대로 급감, 일본린나이가 회사의 절대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1년 사이 두 배로 뛰어오른 엔화 강세에 지난해 신규 진출한 음식물처리기 사업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경영에 이중타격을 입은 결과였다.
물론 지분 비중의 대대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당장 린나이코리아 경영은 당분간 현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린나이코리아와 일본린나이가 지난 30년간 우호적인 합작 관계를 유지해 온 데다, 이미 외환위기 당시부터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온 일본린나이측이 별다른 경영 간섭을 하지 않았던 만큼 추가 지분 확대를 계기로 린나이코리아의 경영에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강원석 대표이사 퇴진 등 경영진 교체 움직임도 지금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린나이코리아가 사업부제를 본부장제로 전환하는 등 영업조직을 바꾼 데 대해 “음식물처리기 출시 등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린나이재팬의 입김이 반영된 것 아니냐”며 경영변화의 조짐으로 보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린나이코리아는 “사업부 체제의 실적이 저조하고 의사결정 기간이 오래 걸리는 등 문제점이 발생해 본부장제도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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