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철강업체인 뉴코어는 지난 90년부터 10년 동안 200%의 성장과 10%의 경상이익률을 달성하는 등 놀라운 경영성과를 올렸다. 대부분의 미국 철강업체들이 감산과 적자에 허덕였던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뉴코어 신화’ 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이 같은 경이로운 실적의 비결은 바로 집단 인센티브제 덕택이었다. 뉴코어 경영진은 기본급을 업계 평균치보다 25% 낮추는 대신 집단 인센티브를 도입해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총보상 수준을 직원들에게 제공했다. 사실상 전체 급여의 50% 이상을 변동급으로 운영했다. 이에 따라 조직성과가 좋으면 구성원들은 고수익을 보장받지만 조직성과가 목표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직원들도 급여 삭감을 감수해야만 하다. 이 같은 남다른 보상체계는 결국 뉴코어를 미국내 수익성과 생산성 1위의 철강업체로 키워냈다. 세계 1위의 컴퓨터 직접판매 회사인 델은 오랫동안 실시해온 스톡옵션 제도를 현금을 지급하는 장기보상제도로 전환했다. 이는 주가가 회사의 영업이익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 것으로, 5년간 장기 수익성장률을 평가해 임원과 핵심 인력들에게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새로운 제도 도입은 성공적이었다. 주가에 의한 성과 왜곡과 스톡옵션의 가치 하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핵심인재를 유지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성과 위주의 보상체계가 결실을 거둔 좋은 사례다.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개인에 초점을 둔 보상체계에서 벗어나 집단 성과에 근거한 ‘그룹 인센티브’와 ‘장기 보상체제’ 등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애써 유치한 인재를 오랫동안 끌어안기 위한 복안인 셈이다. 실제 올해초 포춘지가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초기 연봉제의 개념을 넘어 집단 인센티브나 장기 보상체제 등을 통해 회사가 거둔 과실을 공유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 C. 존슨의 경우 지난해 이익 분배를 통해 직원들에게 지급된 금액이 전체 연봉의 19%에 달할 정도였다. 이 회사는 지금 2%의 낮은 이직률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이처럼 기업과 그룹의 성과에 따라 개별 구성원의 보상 수준이 결정되는 ▦이익배분제(Profit Sharing) ▦팀ㆍ프로젝트 단위의 인센티브 ▦비용절감을 나누는 수익배분제(Gain Sharing) 등을 통해 집단성과 중심의 효과적인 보상 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집단적 보상체계 뿐만 아니라 인재에 대한 중장기적인 비전 제시도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한 또 다른 유인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GE사는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통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경영자를 양성한다. 초급 관리자와 중간ㆍ기능별ㆍ사업총괄ㆍ그룹ㆍ기업관리자 등의 6단계로 구성해 각 단계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이룬 인재를 최고의 자리인 기업관리자로 성장시키는 시스템이다. 이 결과 GE 인재들은 후계자 양성 과정 등을 통해 도전적인 업무를 맡아 성취감을 맛보면서 회사 이익에도 기여하는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배성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IMF외환위기 이후 인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인재에 대해 단기적인 관점과 개인 중심의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데 그치고 있어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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