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철강산업의 호조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업종별로 차별화가 예상된다.” 2008년 철강산업 경기 기상도는 ‘맑음’이다. 예측 가능한 모든 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건설, 조선, 자동차 등 철강을 주 원료로 하는 대부분의 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열연강판과 후판을 중심으로 한 철강제품의 극심한 수급불균형은 해당 제품의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의 대폭적인 상승이 예고돼 있지만 포스코와 같은 일관제철소의 경우 원가절감 등으로 충격을 무난히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냉연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새해 들어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냉연업체의 경우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철강경기 호조세 지속”=한국철강협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08년도 수급전망’을 통해 명목소비는 4.2%, 수출은 5.6%, 생산은 5.4% 증가하며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와 재고를 포함한 철강 명목소비는 건설투자 회복세 확대, 조선ㆍ자동차ㆍ기계 등 제조업의 수요 호조 등으로 올해보다 4.2% 늘어난 5,712만톤에 달하고, 수출은 수요 업계의 해외 생산확대, 해외 강재수요 증가 등으로 5.6% 늘어난 2,026만톤에 이를 것으로 협회는 내다봤다. 이 같은 소비와 수출 증가세로 인해 철강 생산도 5.4% 늘어난 6,464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철강시황 역시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협회의 한 관계자는 “2008년 세계 철강 업체들은 철광석 등 원료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제품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며 “국내 철강재 소비도 건설투자의 증가와 제조업 생산증가로 2007년에 이어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연 및 후판업체 수익 집중”=철강산업에 대한 올해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지만 모든 철강사들이 성장가도를 달리는 것은 아니다. 철강 전문가들은 국내 유일의 고로사인 포스코와 전기로 업체인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으로 수익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제품 중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열연강판과 후판 등의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진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열연 공급부족 상황은 연간 600만톤 규모를 넘어서 더욱 악화될 전망이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선박 건조 등에 주로 쓰이는 후판은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각하다. 후판 수요를 견인하는 세계 선박 건조량은 매년 상승해 2012년에 최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 3~4년 동안 후판 메이커들은 ‘없어서 못 파는’ 느긋한 장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박사는 “조선용 후판 부족사태는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돼 2009년 역대 최대인 590만톤의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이며 이 같은 공급부족은 2011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후판 생산량을 늘이기 위한 철강업체들의 투자도 본격화되는 추세. 포스코는 광양에 연간 200만톤 규모의 후판 공장을 신설 중이다. 또 2009년에는 포항 후판공장의 생산설비를 개선해 생산량을 120만톤 가량 늘린다. 포스코측은 “2011년경에는 후판 생산량이 현재 380만톤 체제에서 700만톤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역시 당진에 후판공장을 증설하고 있어서 2010년부터는 생산량이 현 260만톤에서 410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냉연업체 수익성 악화는 계속될 것”=이처럼 전반적인 철강산업의 전망은 ‘장미빛’ 일색이지만 냉연업체는 비관적이다. 냉연제품의 가격이 원재료인 열연강판의 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비 과잉으로 인한 공급 초과 현상이 지속되면서 판매 곤란까지 겪고 있는 상황. 유니온스틸과 동부제강 등 냉연 업체들은 최근 수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봉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철강사의 이익은 양극화 양상을 띨 것“이라며 “이에 따라 냉연 업체들의 수익성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환 애널리스트도 “차별성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는 한 냉연업계의 불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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