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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낮은 보수·편리한 가입·공익상품 판매… 펀드슈퍼마켓, 업계 새바람 불러올 것

■ 이슈기고… 차문현 펀드슈퍼마켓 대표 내정자


지난 1992년 미국의 최대 디스카운트(Discount) 독립자문업자인 찰스슈왑(Charles schwab)은 온라인 금융투자상품 거래시스템인 '원소스(ONE Source)'를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자산운용업체의 펀드를 진열하고 투자자가 별도의 판매수수료 없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요즘은 전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간 펀드슈퍼마켓의 시작이었다.

미국에서 펀드에 가입(매입)하는 경우 통상 3%내외의 선취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펀드 슈퍼마켓의 경우 대부분 0%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획기적인 수수료 체계다. 여러 가지의 상품이 한 채널에서 판매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널리 확산됐다. 유럽에서도 2000년대 초반에 도입돼 지금은 대단히 활성화된 금융상품의 판매채널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펀드를 가입하려면 투자자는 은행ㆍ증권회사 등의 판매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고, 정해진 절차를 따라 펀드를 매입한다. 투자자는 찾아간 판매사에서 팔고 있는 펀드만을 대상으로 투자를 권유받게 돼 이외의 펀드는 상담 대상에서 제외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양복을 사려는 구매자는 백화점ㆍ쇼핑몰ㆍ아울렛 매장ㆍ재래시장 등의 다양한 판매채널에서 가격, 애프터서비스(A/S), 접근의 편리성 등 자신의 필요에 맞는 선택기준으로 옷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펀드를 구매하는 창구는 백화점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백화점은 회사의 기준에 따라 선정된 제품만을 매장에 비치하고 손님에게 크기ㆍ색상에 대한 조언과 필요한 경우 길이를 조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적으로 소비와 관련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이 경우 다른 판매채널에 비해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자신이 상품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는 소비자는 보다 적은 비용으로 유사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널리 알려져 유명한 쇼핑몰 또는 아울렛 매장을 찾을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상품 크기ㆍ색상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펀드 매입과 관련된 매장이 백화점 밖에 없었으나 앞으로는 펀드슈퍼마켓과 같은 새로운 채널이 생긴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펀드 시장은 기대수익률의 저하와 고객의 펀드에 대한 불신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한국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 펀드관련 유관기관 등이 출자를 해 우리나라 최초의 펀드슈퍼마켓이 탄생을 앞두고 있다.



펀드 슈퍼마켓이 도입된다고 해서 펀드 산업이 무조건 확대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객을 위한 상품 권유, 업계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공익성을 가진 상품 판매, 저렴한 판매보수, 편리한 상품 가입 등을 통해 펀드 산업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펀드슈퍼마켓이 올바른 싹을 키워간다면 우리나라 펀드 산업도 상당한 변화를 맞이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펀드슈퍼마켓은 펀드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다'는 마음을 고객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판매사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투자 성향과 위험, 기대수익률을 고려한 합리적인 펀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렴한 보수로 불필요한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며, 고객이 펀드 투자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쉽고 간편한 펀드 투자 전산 개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또 시장 상황에 맞는 사후관리 노력을 지속해 자연스럽게 투자자의 불신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펀드슈퍼마켓은 이달 중에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상반기에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펀드 슈퍼마켓이 순조롭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펀드슈퍼마켓 임직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ㆍ 금융투자협회ㆍ자산운용사ㆍ판매사ㆍ펀드 유관기관들의 관심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 펀드시장의 발전과 펀드에 투자하는 고객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펀드슈퍼마켓은 공익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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