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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허가 획득은 한국에 바이오시밀러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와 남미 등의 국가에서 제품이 판매되면서 의약품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높은 약가 때문에 바이오의약품의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는 새로운 희망이며 전세계 의료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나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등의 바이오의약품은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화학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다. 하지만 기술장벽이 높아 몇몇 글로벌 다국적제약사가 독점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가격도 화학의약품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반면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는 기존 의약품의 70~80% 수준인 가격경쟁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기존 독점구조를 깨뜨림으로써 경쟁적인 가격인하를 유도, 환자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효과가 크다. 국내를 비롯해 신흥국가에서 효능이 좋아도 가격 부담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바이오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환자 본인 부담 약 50만원까지 줄 듯=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류머티즘 관절염 관련 약값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셀트리온은 조만간 정부와 판매가격 협상을 거쳐 3ㆍ4분기 내에 램시마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복제약의 특성상 신약 가격의 70~8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급여 규정과 거론되는 약값 수준을 고려했을 때 환자 본인 부담은 연 20만~50만원, 건보 재정 부담은 연 200만~5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레미케이드 1병의 보험약가는 55만원대.
레미케이드는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 각종 류머티즘 질환의 종류, 환자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용량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성인 환자의 경우 한 회 2병 정도의 주사를 맞는데 연간으로는 1,000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셀트리온은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비를 지원하는 '리펀드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차후에 비용의 일정 금액을 회사가 돌려주는 방식을 통해 가격 때문에 항체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하던 환자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다.
◇해외 시장 확대 본격화 전망=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 허가는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신흥국가에서는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말까지 아시아ㆍ남미 등 상당수 국가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아 판매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의미다. 향후 3~5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에 램시마를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적응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은 것은 동등성을 인정 받은 것으로 해석,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제품 허가가 예상되는 유럽의 경우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관절염학회(EULAR)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어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케팅 발휘해 실제 판매 확대해야=이번 허가로 셀트리온은 개발 단계부터 임상 과정 등에서 제기된 수많은 우려와 루머를 극복해냈다. 신뢰도와 가격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급격히 확대되기 위한 과제로 마케팅을 꼽고 있다. 결국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국가별로 차등화된 가격ㆍ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유헌영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은 "한국 승인을 계기로 해외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사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70~90%선에서 국가별ㆍ지역별로 다르게 가져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런칭 직전까지 마케팅 전략을 계속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기대만큼 판매로 이어지는 것이 관건"이라며 "제품에 대한 인정은 받았지만 마케팅 능력에 따라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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