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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수요는 가격을 인상한 뒤 6개월만 지나면 가격 전 상태로 돌아가 사회적 혜택이 전혀 없다” “담배의 가격 효과성은 대단히 크며 국민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연구결과는 무의미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담배의 가격 탄력성 및 담뱃값 인상의 경제적 비용 문제 등을 놓고 학자와 전문가들간 갑론을박이 뜨겁게 이어졌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와 이철인 건국대 교수는 16일 본지와 고려대 경제연구소가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공동 주최한 ‘담배가격 인상과 국민경제’ 세미나에서 ‘담배가격 인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담배 수요는 가격인상 6개월 후 사실상 가격 전 상태로 돌아와 사회적 혜택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 등은 “담배가격이 500원씩 인상됐던 지난 2002년과 2004년의 소비위축 효과를 계량 분석한 결과 인상 후 초기에는 급격한 효과가 나타났지만 5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효과가 미약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따라서 담뱃세에 의한 담배 소비 위축효과는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담뱃세 인상에 의한 다수의 이득이 과다 추정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담배가격 인상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담배가격 인상은 소비자물가를 0.32% 상승시키고 이로 인해 실업률을 0.218% 높여 5만2,200명의 실업자를 발생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담뱃세를 500원 인상할 경우 세수가 1조6,725억원 늘어나 세수증가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국내총생산(GDP)이 2조5,709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담배가 비록 산업 연관효과는 크지 않더라도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이처럼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큰 규모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 교수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 중 하나가 가격인상인데 우리의 경우 준조세를 통해 담배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실제적으로 정부가 준조세 기금을 확대하기 위해 담배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부측 토론자로 나선 황승현 보건복지부 서기관은 “2003년 보건복지부와 재정경제부 합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의 가격 탄력성은 -0.34%로 나왔다”며 “올해 조사한 담배의 가격 효과성도 대단히 큰 것으로 나왔다”고 적극 반박했다. 황 서기관은 “담배가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는 기본전제 없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이규식 연세대 보건과학대 교수도 “담배의 가격 탄력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현 교수 등이 주장한 통계를 보면 담배가격을 25% 올릴 경우 적어도 0.2%의 가격 탄력성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연구논문은 또 실제 고용이 감소하기보다는 고용의 성장률이 감소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을 적시하고도 결론에서 고용이 감소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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