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투자의 창] 반복되는 이벤트와 수익의 기회

김도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위원


2012년 12월14일, 미국 코네티컷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2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6~7세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장 미국사회는 총기의 판매와 유통을 규제하라는 여론으로 들끓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애도 연설 중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의미 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는다.

이 뉴스는 당연히 미국의 유명한 총기제조업체인 'Smith & Wesson'사의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2012년 12월14일, 동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4% 이상 하락했으며 그 다음 거래일이었던 12월17일에는 5% 이상, 그리고 12월18일에는 10%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 총기사고 역사상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사고가 터진 데다가 대통령이 나서 총기규제 가능성을 언급하니 주가가 하락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후 Smith & Wesson사의 장기적인 추세를 살펴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2012년 12월18일, 주당 7.6달러까지 하락했던 동사의 주가는 2013년 8월에는 주당 13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8개월 만에 주가가 두 배 상승한 것이다. 동사의 주가가 이렇게 크게 상승한 이유는 단연 실적이다. 동사의 2013년 매출은 2012년 대비 42% 이상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5배 가까이 늘었다. 사상 최악의 엄청난 총기 난사 사건이 총기에 대한 규제를 불러오기는커녕 오히려 총기에 대한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간 대규모 총기사고의 역사와 Smith & Wesson의 주가 간 상관관계를 조금만 들여다본다면 위와 같은 결과는 아주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계 남성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자그마치 32명을 살해한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2007년 4월16일부터 5월14일까지 동사의 주가는 15% 가까이 하락했다. 2007년 5월14일에서 8월9일까지 동사의 주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74%나 상승하고 있다.

필자가 새삼스럽게 시가총액이 크지도 않은 미국 총기회사의 주가를 들먹이는 것은 이 사례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중요한 투자의 교훈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첫째 단기투자자는 눈앞에 닥치는 이벤트와 무너지는 수급을 보며 공포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너머에 있는 투자의 기회를 볼 수 있는 장기투자자들은 단기투자자들의 공포감 속에서 좋은 투자의 기회를 찾는다. 둘째 주가가 특정 이벤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실제로 존재한다. 단기매매를 위해서라도 근거 없는 차트공부보다는 종목의 특징에 대해 공부하는 편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Smith & Wesson과 총기 난사 사건의 사례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교훈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

'특정 이벤트가 주가에 반복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그 이벤트가 단기적인 수급과 감정이 아니라 그 기업의 장기적인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볼 수 있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