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진출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상업은행인 두바이내셔널뱅크에서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기업은행이 지급보증을 서기로 했다. 제2 중동붐을 기대하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활성화 방안과 더불어 중요한 자금조달 창구를 갖게 됐다.
12일 지식경제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릭 푸드너 두바이내셔널뱅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4월 중 내한해 기업은행과 대출업무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대출구조는 간단하다. 현지진출 기업이 기업은행의 추천을 받으면 두바이내셔널뱅크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 이를 운영자금 등으로 쓰면 된다.
대출금리는 연 2~3%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이 생길 경우 기업은행이 최종적으로 물어주게 돼 있어 두바이내셔널뱅크 입장에서는 가급적 최소한의 마진과 자금조달 비용 등을 더한 수준에서 금리를 정할 계획이다.
대출 대상은 원자력발전 건설 하청업체들과 중동진출 중소기업들이 중심이 된다. UAE를 비롯한 중동 각국에서 각종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일반 중소 건설사들도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내셔널뱅크는 지난 2010년 기준 자산규모가 1,970억디르함(약 60조2,485억원)에 이르는 두바이 최고 수준의 은행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은행을 통한 중동 현지대출 사업이 정부가 내놓을 해외 PF 활성화 대책과 맞물리면 국내 기업들의 중동 지역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바이는 5대 신도시 건설작업을 진행하며 UAE는 원전, 지식빌리지ㆍ인터넷시티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고 카타르는 2022월드컵 관련 시설 및 금융센터 설립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제2 중동붐을 맞아 국내 업체들의 중동 지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금융"이라며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해 바로 쓸 수 있게 되면 국내 기업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사업진행도 한층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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