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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채권시장은 지표금리가 모처럼 크게 반등하는 조정을 나타냈다. 절대금리 수준과 스프레드 축소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그동안 대규모로 국채선물 순매수세를 쌓아왔던 외국인들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매도물량을 대거 내놓은 것이 금리조정의 촉매가 됐다. 여기에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시와 관련한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인하 불필요 발언, FOMC의 인플레이션 경고강화 우려감도 지표금리의 반등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연중 저점인 4.57%까지 하락했던 지표금리가 0.1%포인트 정도 조정을 보이며 4.66~4.67%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금리상승세가 추세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동안 금리하락을 견인했던 경기ㆍ수급ㆍ통화정책 변수 측면에서 아직 금리상승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경기관을 아직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경기상황은 정부가 경기부양책 실시를 적극 검토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여기에 북 핵실험 변수까지 가세하면서 경기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매도 우려가 아직 남아있지만, 지난 주 대규모 물량 처분으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1~12월 국채발행물량도 3조5,000억원 내외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측면은 장기채 공급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투자기관들의 대기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투신사의 채권수요 기반 역시 MMF와 채권형 자금의 유입 등으로 비교적 견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화정책 변수는 한은 총재의 입장이나 10월 FOMC 회의 성명서를 토대로 검토해 볼 때 한국과 미국에서 정책금리의 조기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비록 조기 인하는 아니지만 양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정책금리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는 것 자체는 정책금리 조정에 따른 금리상승 위험이 높지 않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 특히 최근 국내 금리 수준이 점차 낮아지는 과정에서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 축소에 따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최근 금리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한은 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채권시장에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하고 있지만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은 정책금리의 인상과 동결의 고민에서 시기의 문제이기는 하나 동결과 인하의 고민으로 점차 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리수준에 대한 과열 우려감이 있지만, 채권시장을 둘러싼 제반 여건을 볼 때 금리 반등시 견고한 대기 매수세 유입과 더불어 반락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은 더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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