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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비, 마지막날 웃었다

22년만에 대회 2연패… 우즈·엘스 3위, 싱은 5위 그쳐

나흘 내내 집중조명은 ‘빅3’에게 쏟아졌지만 우승 세리머니는 지난해 챔피언 스튜어트 애플비(34ㆍ호주)의 몫이었다. 새해 첫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세계랭킹 1~3위 비제이 싱(42ㆍ피지)과 타이거 우즈(30ㆍ미국), 어니 엘스(36ㆍ남아공)는 시즌 개막전 우승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조연에 머물고 말았다. 10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ㆍ7,263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최종 라운드. 선두 싱에 4타 뒤진 공동5위로 경기에 나선 애플비는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6언더파 67타를 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최종성적은 21언더파 271타. 지난해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애플비는 이로써 지난 82년과 83년 정상에 오른 래니 왓킨스 이후 22년만에 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특히 왼쪽 허벅지 부상을 극복하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그는 아내의 첫 아이 출산을 1주일 앞두고 상금 106만달러와 부상으로 벤츠 스포츠카까지 챙기는 겹경사를 맞았다. 애플비는 지난 98년 아내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2002년 현재의 아내인 애실리를 만나면서 안정을 찾아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던 선수다. 이날 추격의 발판이 된 것은 6번홀(파4ㆍ398야드) 이글. 드라이버 샷을 그린에 곧장 올린 애플비는 3.6m 거리의 퍼트를 홀에 떨구면서 선두 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 반면 3라운드까지 보기 하나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던 싱은 13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5타 만에 그린에 올리며 트리플 보기를 범한 것이 뼈아팠다. 싱은 1오버파 74타로 최종 라운드를 마쳐 공동5위(합계 18언더파)까지 밀려났다. 애플비에 1타 뒤졌던 엘스도 마지막 18번홀(파5) 티샷을 오른쪽 숲으로 보내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3위(19언더파)에 그쳤다. 마지막 홀에서 연장 진출을 노렸던 조너선 케이(미국)는 세번째 어프로치 샷을 너무 짧게 해 버디 기회를 날리고 2위(20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우즈는 마지막까지 느린 그린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엘스와 함께 공동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안정된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을 과시, 바뀐 스윙에 대한 적응이 끝났음을 입증하며 ‘넘버원’ 복귀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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