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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엔 비교적 무덤덤 기업 실적발표에 촉각
입력2001-10-09 00:00:00
수정
2001.10.09 00:00:00
■ 공습후 첫개장 뉴욕증시 반응내주부터 어닝시즌 돌입 기술주 회복가능성 주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과거 걸프전이나 2차 대전 때 미국의 참전처럼 뉴욕 증시의 호재가 되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후 처음 개장한 8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0.6% 하락에 그쳤고 나스닥 지수는 큰 변동 없이 마감했다. 콜럼버스 데이 휴일로 채권시장은 휴장했고 뉴욕 증시는 거래량이 극히 저조한 가운데 전쟁에 관한 얘기는 한쪽 귀로 흘려버렸다.
이코노미스트인 칼 와인버그는 "이번 공습에 사용된 비용은 10조달러의 미국 경제에 아주 미미한 것"이라며 "초기 공습의 영향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전쟁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추가 테러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뉴욕 월가 매니저들의 판단이다.
이번 전쟁은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임에도 불구, 세르비아와 걸프전에서 사용했던 재래식 방식이 우선됐다는 점에서 재래식 무기 생산업체인 레이시온ㆍ록히드마틴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또 오사마 빈 라덴이 공습 직후 "미국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 작용, 소매업체의 주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대체로 뉴욕 증시 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경기침체와 기술주 회복 가능성 등 경제 변수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최대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와 PC 메이커인 델컴퓨터의 수익 달성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면서 반도체주가 상승하고 경기 침체로 기업 부도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은행주가 하락했다.
게다가 다음주부터 3주 동안 3,400개 상장업체들이 3ㆍ4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어닝시즌이 될 것이므로 전쟁 소식보다는 기업수익 소식이 뉴욕 월가를 지배했다.
◆ 군수산업 확대 기대
전쟁이 발발하자 어느 무기가 사용됐느냐에 따라 무기 제작회사의 주가가 올랐다. 즉 토마호크 미사일이 몇발 사용됐느냐에 따라 제작사인 레이시온은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첫날 공격에서 사용된 5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작한 레이시온의 주가는 3.8% 상승했고 B- 2 스텔스기를 제작하는 노스롭사는 0.1% 상승했지만 이 회사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3년 만에 최고의 주가를 기록했다.
그동안 항공산업 불황으로 민항기 제작부문에서 큰 손실이 예상됐던 보잉사도 F-18, B-52 등의 출격으로 모처럼 주가가 올랐다.
군수업체들은 이미 9ㆍ11 테러 대참사 이후 전쟁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주가가 상승, 지난 한달 사이 록히드마틴이 26%, 노스롭이 32%,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2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군수산업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내년도 예산에서 3,500억달러가 배정된 국방비가 2003년에는 4,0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테러 세력을 근절하는 새로운 전쟁에 맞는 신무기를 개발하는 연구분야에 추가로 예산이 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과거 전쟁 때의 주가
91년 1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이 이라크에 반격을 개시, 3일 만에 전쟁을 종식시켰을 때 주가는 다우존스 지수가 20.3% 상승했고 14년 미국이 1차대전에 참전했을 때 81.5% 상승했다.
2차대전 때 미군이 유럽 전선에 참전했을 때 다우존스 지수는 11.6% 올랐다. 그러나 베트남전이 10년간 지속되는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36.4%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공습 첫날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전쟁이 얼마나 이른 시일 내 효과적으로 적을 제압하느냐에 따라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힌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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