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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패션 미래를 향해서] 선진기업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 (중) 선진기업의 성공비결…패션 주기 앞당기고 첨단 신소재 개발 주력수직·수평적 협업통한 시너지 효과도 활용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요즘 세계 패션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페인의 패션브랜드 '자라(ZARA)'. 국내 대기업들도 치열한 유치전을 벌일 정도로 글로벌 패션시장의 무서운 기린아로 급성장하고 있다. 자라의 성공비결은 한마디로 소비자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한다는 점이다. 자라 매장은 일주일에 두번씩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인다. 디자인 기획부터 매장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 명품 브랜드의 전통적인 패션주기를 과감히 깨부수고 고객에게 제때 매장에 가지 않으면 원하는 제품이 없다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었다. 화섬업체였던 듀폰(DuPont)도 시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 90년대 후반 듀폰은 바이오를 기술기반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당시 많은 이들은 듀폰의 변신을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10여년이 지난 2002년 듀폰이 창립 200주년을 맞아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업으로의 전환'을 발표하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LG경제연구원의 홍정기 연구원은 "200년이 넘는 역사에서 듀폰은 환경변화에 항상 능동적으로 대응해왔고 그것이 경쟁에서 살아남은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섬기업 도레이(Toray)도 일찌감치 화섬산업의 기술기반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첨단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탄소섬유복합재료 등 기반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면서 전략적으로 첨단 정보통신, 의료, 친환경 소재로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이는 기술개발에 대한 남다른 열의 덕분이다. 2001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지만 400억엔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한푼도 줄이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변신한 이들 섬유기업은 수직ㆍ수평 계열화를 통한 시너지를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라는 디자인ㆍ구매ㆍ생산ㆍ물류ㆍ판매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또 도요타에서 벤치마킹한 JIT(just In Time) 생산방식과 POS(판매시점관리) 방식을 적용해 최신 패션 트렌트를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매장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경쟁마진을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살리고 있다. 도레이는 대단위 '합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협력업체간 계열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101개 입주업체는 기술ㆍ정보 교류와 산학연 활동 등을 통해 최근 새로운 기술을 속속 내놓았다. 수평적 협업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탈리아 섬유기업들도 소재ㆍ기획ㆍ생산ㆍ유통간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적인 섬유ㆍ패션 업체로 성장했다. 네트워크 안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데다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선진 섬유업체들은 기술개발은 물론 판매ㆍ유통에서도 계열화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섬유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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